제11화
강진혁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낮게 말했다.
“그런 일 없어요. 소아는 저한테 정말 잘했어요.”
목젖이 천천히 오르내렸고, 눈가가 뜨겁게 시큰했다.
쉰 목소리는 갈라져 제대로 내기도 힘들었다.
그는 자신이 거짓말을 이렇게 완벽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오히려 제가 소아한테 억울한 일만 안겼어요.”
장서화는 부드럽게 웃으며 그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목걸이를 꺼내 그의 손바닥 위에 살며시 올려놓았다.
“우리 소아는 원래 그래. 무슨 일을 겪어도 말 안 하고, 혼자 다 참으려 하고... 그래서 예전엔 맞은 일도 많았어. 내가 언제 병이 도질지 모르니까, 이 목걸이를 소아한테 전해줘. 우리 엄마가 내게 남겨준 혼수야. 난 오래 못 살지도 몰라. 소아한테 꼭 전해줘. 엄마가 언제나 사랑했다고...”
말이 끝나자 장서화는 몇 번 기침했고, 옆에 있던 도우미가 다가와 그녀를 방 안으로 데려갔다.
문이 닫힌 뒤에야 강진혁은 가슴 깊은 곳에 차오른 시큰함을 억누르고 천천히 일어섰다.
어둡고 오래된 별장 내부를 찬찬히 둘러보았다.
그는 도우미에게 물어 2층 가장 안쪽이 최소아의 방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낡은 나무 계단을 한 걸음씩 올라갈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울렸고, 발을 디딜 때마다 먼지와 나무 조각이 우수수 떨어졌다.
문을 살며시 여니, 텁텁한 곰팡내가 코를 파고들었다.
방은 아주 작았다. 침대 하나와 작은 책장 하나가 전부였고, 대부분의 물건은 곰팡이가 슬어 있었다.
그런데도 침구만은 유독 깨끗했다. 아마 장서화가 사람을 시켜 주기적으로 갈아주게 했을 것이다.
혹시 그녀도 기다렸던 걸까. 언젠가 최소아가 다시 돌아와, 딱 하룻밤이라도 곁에 있어주길 바랐던 건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녀는 감히 그러지 못했을 것이다.
발병해 딸을 해칠까 두려웠고, 최소아가 불행했던 어린 시절을 다시 떠올릴까 봐 무서웠을 것이다.
강진혁은 서랍을 열었다.
그 안에는 오래된 사진첩이 있었다. 그 속에는 최소아의 30년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들이 십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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