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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한때 그렇게 고집만 부리던 그녀가, 처음으로 고개를 숙이고 그에게 빌었다. 이제 자신을 놓아 달라고, 그리고 그녀 자신도 더는 붙잡지 말아 달라고. “네가 나한테 정말 아무 감정도 없다는 말, 난 믿기 어려워. 거짓말이라도 괜찮으니까, 한마디쯤은 해줄 수 있잖아. 아니면, 정말로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된 거야? 그래서 말 못 하는 거야?” 강진혁의 목소리는 잠겨 있었고 끝이 가늘게 떨렸다. “강진혁 씨, 제가 다른 사람을 사랑해야만 당신을 거절할 수 있는 건가요? 제가 누구의 덤처럼 따라붙는 사람도 아니고, 당신 것이 아니라고 해서 자동으로 다른 누구한테 속하는 사람도 아니잖아요.” 최소아는 쓸쓸하게 웃었다. 그녀를 가장 아프게 한 건 그가 손을 놓은 순간이 아니었다. 그에게 손이 잡혀 있는 동안조차 마음이 전혀 편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그가 손을 놓지 않았다 해도, 결국은 그녀가 먼저 놓았을 것이다. “아직도 나 미워해? 그때 유지아를 막지 못해서 우리 아이를 잃게 한 것 때문에 미워하는 거야? 그날 너를 길가에 세워두고, 유지아 쪽으로 먼저 갔던 걸 미워하는 거야?” 아이 이야기가 나오자, 최소아의 심장이 아주 작게 떨렸다. 그녀는 감정을 최대한 누르며 되물었다. “당신은... 당신 자신은 안 미워요?” 그 아이는 또렷한 생명이었다. 강진혁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 해도, 그 아이는 그의 핏줄이었고, 그 아이만큼은 사랑해야 하는 게 아니었을까. 그는 어떻게 그렇게까지 잔인할 수 있었을까. “아이 보러 같이 가주면 안 돼? 적어도 부모가 마지막으로 아이를 함께 봐야 하잖아. 그게, 이 아이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완전한 가족’이잖아.” 강진혁의 목소리는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위태로웠다. 최소아는, 그가 아이를 사랑하지 않았던 게 아니라 그때는 두렵고 갈등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았고, 이제 와서 그 아이가 자신의 ‘유일한 아이’였다는 걸 알게 되어 더 처절하게 괴로워하고 있다는 걸 알 것 같았다. 테티아로 떠나기 전, 최소아는 설준호를 프레비아로 돌려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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