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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며칠 후 여민수는 정말 관광객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그의 관광은 민박집 안에서만 이루어졌다. 매일 소파에 틀어박혀 강우희의 뒤만 졸졸 따라다녔다. 그러다 수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예전에 그를 친절하게 맞아주던 이웃이 종종 찾아와 온갖 간식을 가져오며 살갑게 굴었는데 그 눈빛에는 강우희를 향한 뻔한 애정이 숨겨지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여민수는 주먹을 꽉 쥐고 폭발할 듯한 감정을 억눌렀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강우희에게 자신을 내쫓을 빌미가 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어찌어찌 나흘 정도를 조용히 보내고 있을 때 강씨 가문에서 걸려 온 다급한 전화가 울렸다. “민수야, 잠깐만 와줄 수 있니? 바다가 거의 죽어가.” 박여금의 목소리는 흐느끼고 있었고 불안과 절망이 파도처럼 조용한 마당을 가득 채우는 듯했다. 과일을 깎고 있던 강우희도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칼날이 손바닥을 스치며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우희야, 조심해.” 여민수는 거의 뛰어오르듯 그녀의 손가락을 움켜잡았다. 급하게 구급상자를 찾으려 했지만 눈앞에 뻔히 보이는 상자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엉망으로 서랍을 뒤적거렸고 손은 점점 더 심하게 떨렸다. 결국 그는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바닥에 엎어졌다. 고요한 밤하늘에는 매미 소리만이 심장을 두드리는 묵직한 북소리처럼 울려 퍼지며 오장육부를 짓이겼다. 눈물이 마침내 뺨을 타고 흘러내렸고 강우희 또한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 아이는 친모에게 부추김을 받아 자신을 속이려 했지만 그동안 쏟았던 애정과 감정을 잊을 수 없었다. “우리 같이 돌아가서 바다 보러 가자.” 마지막이라는 말은 누구도 먼저 꺼내지 못했다. 두 사람은 말없이 택시를 잡아타고 밤 비행기표를 예매해 서둘러 병원으로 향했다. 바다는 이미 응급실로 옮겨진 상태였다. 문밖의 박여금은 의자에 웅크리고 앉아 퀭한 두 눈으로 앞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강우희를 보자 비로소 의지할 곳을 찾은 듯 그녀를 끌어안았다. “우희야, 내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 바다가 내가 온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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