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화 겨냥
‘그랬구나...’
권해나의 마음이 순간 무거워졌다. 그제야 유연준에게서 은근히 풍기던 우울한 기운을 이해하게 됐다.
그렇게 존귀한 사람에게도 아픈 과거가 있었던 것이다.
밤이 깊어지자 두 사람은 몇 마디 나누고 각자 쉬러 들어갔다.
다음 날, 사람들이 하나둘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
유연준은 해성 그룹 자사로 돌아갔다.
그때 석지은에게서 전화가 왔다. 흐느끼는 목소리였다.
“연준 오빠, 왜 내가 준 선물 안 받았어? 오빠가 갖고 싶은 선물이 뭔데?”
“필요 없어.”
유연준은 냉담하게 답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업무를 마친 그는 사무실을 나서다가 문 앞에서 어정거리는 비서를 보았다.
“무슨 일 있나?”
유연준이 물었다.
비서는 그를 보자 오히려 더 난처해하며 몇 초간 망설이다가 상자를 뒤로 감췄다.
“별일 아닙니다.”
“뭐지?”
유연준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
비서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혔다.
‘큰일 났네. 절대 대표님한테 들켜서는 안 돼.’
그는 유연준의 가장 가까운 수행 비서였기에 그의 금기 사항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생일날은 절대로 어떤 선물도 받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번에 선물을 보낸 사람이 권해나라는 점이었다. 그래서 잠시 망설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내 정신을 차렸다. 권해나라 해도 소용없었다. 하늘이 내려와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었다.
“정말 별거 아니에요...”
이렇게 말하다가 유연준이 손을 내미는 순간 비서는 숨이 멎는 듯한 압박감을 느꼈다.
결국 이를 악물고 상자를 내밀었다.
“대표님, 이건 권해나 씨가 보낸 겁니다. 그래서 제가 고민하다가...”
눈을 감은 채, 마치 사형 선고를 기다리는 심정이었다.
하지만 1분이 지나자 얼음장 같은 기운이 사라지는 게 느껴졌다.
조심스레 눈을 뜨니 유연준이 상자를 열어보고 있었다.
그리고 언제나 냉혹하던 그의 입가가 희미하게 올라가 있었고 눈빛마저 살짝 누그러져 있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비서는 경악했다.
“잘했어. 앞으로 권해나가 내게 주는 건 다 직접 가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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