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화 너는 뭘 해줬는데
임하늘은 자신이 정성껏 키워낸 귀한 딸이었다.
반면 권해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성격은 차갑고 정 붙일 수도 없었다. 이 두 사람이라면 누가 봐도 당연히 임하늘을 선택하지 않겠는가?
임하늘 역시 속으로는 억울했지만 금세 눈가에 눈물을 머금은 채 꿋꿋한 표정을 지으며 채진숙을 바라봤다.
“엄마, 할머니 말씀이 맞아요. 언니를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돼요. 언니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그 다정한 모습에 채진숙은 가슴이 더더욱 저며 왔다.
김청자는 차갑게 콧소리를 냈다.
“말은 참 그럴싸하구나. 정말 해나를 위하는 마음이 있다면 왜 해나더러 무릎 꿇으라고 했지?”
임하늘은 고개를 푹 숙였다.
“할머니, 저는 최선을 다했어요.”
임수지는 김청자가 나타나자 움찔했지만 속으로는 여전히 억울했다.
그러나 여전히 담담한 척 입을 열었다.
“할머니, 언니도 해나 언니를 위해 그런 거예요. 해나 언니가 원하지 않으면 안 꿇으면 되죠.”
“다만 그러면 전 온라인에 올린 글은 안 지울 거야. 괜찮지?”
말을 마치며 임수지는 권해나를 향해 도전적인 눈빛을 보냈다.
세상일은 양쪽 다 얻을 수는 없는 법이었으니까.
권해나는 맑고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괜찮아. 굳이 지울 필요 없어.”
임수지는 잠시 멈칫하더니 코웃음을 쳤다.
“그럼 됐네.”
임하늘은 급히 나섰다.
“언니, 그러면 언니 회사에 큰 타격이 있을 텐데 내가 다시 수지랑 얘기해 볼게.”
“얘는 체면이 있잖니. 하늘아, 괜히 네 언니 체면 꺾지 말아라.”
채진숙이 말을 끊고 김청자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어머니, 마침 점심도 다 됐으니 같이 식사하시죠.”
권해나가 필요 없다니 더 도와줄 필요도 없었다. 세한 그룹이 무너지는 꼴이나 보면 속이 시원할 것이다.
그래야 김청자도 알겠지. 자신이 아끼는 ‘친딸’과 임하늘 사이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김청자는 권해나를 한 번 보았다.
권해나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야 담담히 말했다.
“그럼 밥부터 먹자.”
식탁.
임무원이 의자를 당겨주자 김청자가 맨 상석에 앉았고 권해나는 그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