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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한편 병원에서 진씨 집안은 온갖 관계를 총동원해 병원 내 최고의 의사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고작 진명화의 가벼운 천식 발작을 치료하게 하려고 말이다. 바로 그때 한 간호사가 다급히 응급실로 뛰어 들어와 초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진 회장님, 진 사모님! 방금 강에서 투신한 환자가 응급으로 실려 왔는데 암 말기 환자라 상태가 매우 위독합니다! 그 환자의 수술에 반드시 이 과장님께서 집도해 주셔야 하는데 이 과장님께서 지금 여기 계셔서요... 혹시...” “암 말기인데 강에 뛰어들었다고요?” 이정희는 짜증스럽게 간호사의 말을 끊어버렸다. “그런 사람을 뭐 하러 살려요? 가족들한테 위자금이나 10억 줘요! 어차피 곧 죽을 사람인데 살려내봤자 오히려 더 고통스럽기만 하잖아요! 그리고 내 딸이 가장 중요해요! 모든 선생님들은 우리 명화한테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여기 남아야 해요!” 간호사는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아 조심스레 한마디 덧붙였다. “하지만 진 사모님, 그 환자는 아직 생명 징후가 남아 있습니다. 제때 수술하면 아마...” “아마 뭐요?” 옆에서 듣고 있던 진문철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우리 집사람 말 못 들었어요? 그냥 시키는 대로 해요!” 바로 옆 응급실 침대에 누워 있던 진서인은 아직 완전히 의식을 잃지 않은 상태였다. 진서인은 흐릿한 청각으로 문밖에서 오가는 이 잔인한 대화를 똑똑히 들었다. 만약 그들이 자기 친딸을 죽음으로 몰아갔다는 사실을 안다면 조금이라도 후회할까? 하지만, 진서인은 그 답을 영원히 들을 수 없었다. 의사도 없고, 응급 처치도 없었으며, 생체 모니터의 곡선은 곧 차갑고 무정한 일직선으로 변했다. 진명화가 회복되어 퇴원하던 날 진문철과 이정희는 축하해야 한다며 5성급 호텔에서 성대한 친딸 복귀 연회를 열었다. 그들은 오늘 이 자리에서 모두에게 자신들의 귀한 친딸을 공식적으로 소개할 생각이었다. 진기준은 잔뜩 들뜬 부모님을 보며 뭔가 말하려다가 결국 침묵했다. 연회가 시작되기 전 이정희는 육정훈에게 진서인에게 전화를 걸어 연회에 오라고 재촉하게 했다. 하지만 통화가 되지 않자 이정희는 짜증스럽게 손을 내저었다. “됐어! 오든 말든 알아서 하라 그래! 어차피 와도 그만 안 와도 그만이야. 연회 시작해!” 찬란한 조명 아래 손님들은 즐겁게 웃으며 술잔을 부딪쳤고 연회의 분위기도 점점 무르익어 갔다. 진문철과 이정희는 무대 위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진명화를 꼭 끌어안고 있었다. 이제 막 친딸을 공식적으로 소개하려는데 연회장 문이 거칠게 열리면서 제복을 입은 경찰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들어왔다. 순식간에 모든 시선이 이 불청객들에게 쏠렸다. 선두에 선 경찰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연회장을 훑어보았다. 그러다가 곧 진문철과 이정희에게 시선이 고정되더니 울림 있는 엄격한 목소리로 말했다. “진 회장님, 진 사모님! 당신들의 친딸이 오늘 새벽 1시에 사망했습니다. 아직 아무도 시신을 찾으러 오지 않아 영안실에 방치된 상태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연회를 열고 있다니요!” “사... 사망이요?” 진문철과 이정희는 제자리에 얼어붙은 채 무의식적으로 옆에 서 있는 진명화를 바라봤다. “경찰관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저희 친딸은 여기 있는데요!” 육정훈과 진기준은 서로를 보며 악몽이 시작되는 듯한 불길함에 휩싸여 재빨리 앞으로 나섰다. “경찰관님!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누가... 누가 죽었다고요?” 경찰은 그들을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진서인 씨가 사망했습니다. 암 말기 진단을 받고 어젯밤 강에서 투신자살했습니다. 병원으로 실려 갔을 당시에 아직 생명 징후가 있었으나 적절한 응급 처치를 받지 못해 새벽 1시에 사망했습니다. 그러니 영안실로 시신을 인계받으러 가시죠.” 경찰은 하던 말을 잠시 멈추고 투명한 봉투에 담은 증거물을 꺼냈다. 물에 젖어 글씨가 번졌지만 아직 읽을 수 있는 몇 장의 종이가 들어 있었다. “그리고 이건 고인의 소지품 중에서 발견된 유품입니다.” 경찰은 넋이 나간 진문철과 이정희에게 증거 봉투를 내밀었다. 하나는 진서인의 서명이 적힌 <친자 관계 단절서>였고 또 하나는 구겨졌지만 글씨가 분명하게 남아 있는 친자 감정서였다. 그 감정서에는 진서인과 진문철, 이정희 사이에 명확한 생물학적 친자 관계가 존재한다고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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