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화
은화영은 비록 강청연의 미모를 질투했지만, 대장군의 명령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그녀는 일부러 배를 쓸어내리며 말했다.
“그러게요. 혹시 세자 저하께 무슨 문제가 있는 것 아닙니까? 아직 서른도 되지 않았다는데, 우리 대장군님은 오십을 넘으셔도 이렇게 정정하십니다.”
말을 마치자, 은화영은 매실을 하나 입에 넣고 쩝쩝 소리를 내며 씹었다.
“장군님, 요즘 따라 시큼한 것이 당기니, 혹 또 아이를 가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은화영이 교태를 부리자, 구상철은 배를 잡고 크게 웃었다.
“허허, 신 걸 좋아하면 아들이라 했지. 대장군부에 또 하나의 기둥이 태어나는구나.”
요사이 세자 저하의 신체에 관한 소문은 연제국뿐 아니라 덕헌국까지 퍼져 있었다.
심지어 주상 전하와 세자의 친모마저 탐문을 시도했으나, 강청연은 그동안 줄곧 세자의 건강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변해 왔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그녀는 일부러 미끼를 던져야 했다.
강청연은 시름에 잠긴 듯 고개를 숙이며 나직이 말했다.
“아마도 세자 저하께서 국사를 돌보시느라 지친 탓이겠지요. 요즘은 집에 돌아오시면 곧장 쓰러지듯 잠드십니다.”
구상철은 비웃음을 숨기지 않았다.
“허, 조정에 문무백관이 즐비한데, 세자가 잡다한 일까지 떠맡을 리가 있겠습니까? 그까짓 핑계로는 애 하나 품지 못한다니... 게다가 후사가 없는 세자가 무슨 수로 왕위를 잇겠습니까?”
그의 조롱 섞인 말에 강청연은 억지로 웃음을 띠었다.
“아이고, 구 장군, 부디 그런 말씀은 삼가 주시지요. 이런 일은 아녀자로서 차마 입에 올리기 부끄럽습니다.”
“허허, 알겠습니다. 더 묻지 않겠습니다. 어쩔 수 없이 세자빈께서 차로 술을 대신하셔야겠습니다. 본 장군은 아들 낳는 경험은 누구보다 많으니, 혹시 모르는 것이 있으시면 친히 한 수 가르쳐도 무방하겠지요...”
구상철은 농담처럼 말을 흘렸으나, 그 속내는 명백한 시험이었다. 바로 강청연의 반응을 떠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강청연은 불쾌함을 드러내지 않고 얌전히 머리를 숙였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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