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화
강청연이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서슬 퍼런 목소리로 꾸짖었다.
“감히 임금을 속이고 나라를 기만하였으니 반역을 꾀한 죄로 마땅히 목을 베어야 할 것이다!”
구상철은 손에 들고 있던 술잔을 부숴버리고 은화영을 밀쳐낸 채 참담한 표정으로 외쳤다.
“이런, 네가 날 진심으로 아낀다 믿었건만, 진정 사내의 맛을 보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단 말이냐...”
강청연은 싸늘히 냉소하며 말했다.
“거울에 비춰 네 꼴부터 보거라. 너 따위는 그저 노인의 퀴퀴한 냄새만 풍기고 욕정에 눈이 먼 반역자다. 오늘이 네 제삿날이니라.”
그제야 구상철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눈앞의 이 여인은 그가 알던 그 강청연, 혀끝이 칼날 같고 굴하지 않는 강단의 여인이었다.
그간 그가 보아왔던 아리따운 여인의 모습은 결국 모두 연기였던 것이다.
“하하, 호의가 계속되니 권리인 줄 아느냐! 세상에 감히 이 구상철을 죽일 자가 어딨겠느냐? 오늘 밤 네가 원치 않더라도 순순히 몸을 바치게 될 것이다. 네가 얼마나 오래 버티는지 두고 보자꾸나.”
구상철은 입고 있던 가죽 외투를 벗어 던지고 강청연을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강청연은 잽싸게 뒤로 물러났고 그녀의 등 뒤에는 김신재가 서 있었다. 이미 그의 손에는 십자연발석궁이 장전되어 있었고 시선은 구상철의 심장을 겨누고 있었다.
“어서 저 침상 위에 올라 길들여진 고양이처럼 고분고분하게 굴 거라. 그렇지 않으면 오늘 밤 네 뼈가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구상철이 명령했다.
예전에도 그는 그렇게 은화영을, 그리고 그의 여인들을 다뤘던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때 창밖에서 찬빛이 번뜩이며 한 자루의 환수도가 날아들어 구상철의 머리를 향해 날아왔다.
구상철은 재빠르게 술상을 걷어차 이무령의 칼날을 막아냈다.
그녀는 신뢰하는 두 심복과 함께 참입하였고 뒤이어 환관으로 위장한 부하 한 명은 밖으로 나가 우림군에 구가군 토벌을 알리려 했다.
셋이 합심하여 맹공을 퍼부었으나 구상철은 탁자 다리 두 개를 손에 쥐고 호랑이처럼 휘두르며 전혀 밀리지 않았다.
“하하, 그대가 바로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