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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투덜거리며 말하는 박강훈은 매우 불쾌해 보였다. “그래?” 박지훈은 입꼬리를 올리며 희미하게 웃었다. “작은 아버지도 입원 동에 온 거예요? 아는 사람이 입원했나요?” 박진우가 호기심 어린 얼굴로 물었다. “응.” 박지훈은 엘리베이터를 가리키며 무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엘리베이터가 왔네? 강훈이 데리고 얼른 돌아가.” “네, 다음에 봬요.” “작은할아버지 안녕히 계세요.” 박지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 박지훈은 가벼운 걸음으로 성유리의 병실을 향해 걸어갔다. 성유리가 응급실로 실려 갈 때 박지훈의 회사에서도 사고가 발생해 현장 처리를 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떴다가 이제야 일을 마치고 다시 왔다. 성유리는 보육원 아이들을 구하려다 위험에 빠진 것이기에 어찌 되었든 한번 문병을 오는 게 인간의 도리였다. 병실 안. 진미연은 성유리가 먹을 것을 사러 나간 상태라 성유리 혼자 병실에 있었다. 누군가 병실 문을 노크하는 소리에 성유리는 박진우가 아이를 데리고 다시 온 줄 알았다. 하지만 문 앞에 있는 박지훈의 모습을 보자 순간 멈칫했다. 검은 정장을 입은 박지훈이 정교한 과일 바구니를 들고 문 앞에 서 있는 모습에 성유리는 저도 모르게 침대 시트를 꽉 움켜쥐었다. “대표님, 여긴 어쩐 일로 오셨어요?” “원장님이 오늘 밤 문병 오실 예정이었는데 급한 일이 생겨서 내가 대신 왔어.” 박지훈은 손에 든 과일 바구니를 침대 머리맡에 놓고 병상 옆 의자에 앉았다. “감사합니다, 대표님.” “친구는?” 주변을 둘러본 박지훈은 진미연이 보이지 않자 한마디 물었다. “저녁 사러 나갔어요. 곧 돌아올 거예요.” 말을 마친 뒤 박지훈과 성유리 모두 아무 말을 하지 않아 분위기가 살짝 어색해졌다. 성유리가 이를 악물고 입을 열었다. “대표님, 구해주셔서 고마워요.” “의식을 잃었는데 내가 구한 걸 어떻게 기억해?” 박지훈이 가까이 다가와 의아한 얼굴로 묻자 성유리가 천천히 말했다. “기절하기 전, 대표님이 들어오시는 걸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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