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8화
“왜 말이 없어?”
그제야 정신을 차린 성유리는 무표정한 얼굴로 박지훈을 바라보더니 망설임 끝에 입을 열었다.
“사실이잖아요? 게다가 할아버지도 언젠가 알게 될 테고 두 분 곧 결혼도 하실 텐데...”
“두 분?”
박지훈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성유리를 바라보았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모른 척하지 마요. 우리가 관계를 가졌지만 뭐 저한테 처음도 아니고 난 집착하는 성격도 아니에요. 두 분이 함께한다면 진심으로 축하할 거예요.”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본능적으로 손을 뻗은 박지훈은 성유리의 턱을 움켜쥐더니 강제로 시선을 마주치게 했다.
고개를 든 성유리는 박지훈이 의아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상황인데 아직도 모른 척하고 있다니...
“박지훈 씨, 이제 저랑 거리 좀 둬요. 이런 관계 더 이상 유지하지 말자고요. 오늘 박지훈 씨 방에서 있었던 행동 같은 건 다시는 하지 마세요...”
뒤늦게 깨달은 박지훈은 그제야 조금씩 이해가 되는 듯했다. 본가 방에서 아이에 대해 말한 것이 그들 둘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다른 여자라는 뜻이었다.
“성유리, 너 뭔가 오해하고 있는 거 아니야?”
그녀의 턱을 잡은 손에 힘이 점점 강해지자 성유리는 입꼬리를 올리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그동안 그들은 정말 많은 황당한 일을 저질렀다. 꿈같았지만 이제는 깨어날 때가 됐다.
만약 박지훈이 결혼 청첩장을 보낼 때까지 기다렸다가 물러선다면 그때는 너무 늦었을 것이다.
이미 한 번 무덤을 경험했고 그곳에서 3년이나 고생했다.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또 다른 무덤으로 뛰어드는 어리석은 짓은 할 수 없었다.
“박지훈 씨, 더 이상 계속하지 말아요. 우리 사이 이만 끝내요. 모두다...”
“저녁까지만 해도 괜찮았잖아? 왜 갑자기 변한 거야?”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성유리를 바라보던 박지훈은 뭔가 이상함을 감지했다.
“그냥 이 순간 깨달았어요. 우리가 정말 많은 황당한 일을 했다는 걸. 박지훈 씨도 더 이상 저와 엮이지 않는 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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