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7화
성유리는 다음 순간 망설임 없이 고운 손에 들고 있던 이혼 합의서를 한가운데서 찢어버렸다.
눈앞에서 벌어진 광경에 박진우의 눈에는 순식간에 놀라움이 번졌다.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성유리를 바라보며 목소리를 높였다.
“성유리, 지금 뭐 하는 거야? 미친 거 아니야?”
성유리는 그의 말을 전혀 들은 듯 만 듯 이어서 합의서를 반으로 또 찢었다.
그리고 마침내 서류를 완전히 산산조각 낸 뒤에야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
반면 박진우의 얼굴에는 여전히 충격이 가득했다.
성유리는 주저 없이 손바닥을 들어 잘게 찢어진 합의서를 머리 위로 가볍게 흩뿌렸고 잘게 부서진 종잇조각이 눈송이처럼 허공에 흩날리며 내려앉았다.
그 조각들은 박진우의 머리 위에도 어깨 위에도 소리 없이 내려앉았다.
종잇조각은 가벼웠지만 박진우의 어깨에 내려앉을 땐 묘하게 천근처럼 무겁게 느껴졌다.
그의 굳은 표정을 바라보며 성유리의 마음은 이상하게도 시원해졌다.
그녀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부드럽게 웃었다.
“이 합의서는 마음에 안 들어요. 박 대표님, 새로 작성해서 보내주세요.”
박진우는 믿기 힘들다는 듯 성유리를 보며 목소리를 높였다.
“설마 내 전 재산을 노리는 거야? 너도 참...”
박진우가 말을 끝내기 도전에 성유리가 단호히 말을 끊었다.
“진우 씨의 돈은 한 푼도 필요 없어요. 제 요구는 단 하나에요. 윈드 타워는 그대로 두는 거예요. 원래 제 명의로 된 집이니까... 그러니 제 요구대로 다시 합의서를 작성하세요. 아니면 서명 안 할 겁니다.”
그러자 박진우의 얼굴에는 충격과 당혹이 동시에 번졌다.
박진우는 성유리가 절대 욕심을 부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는 사실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가 아무것도 받지 않는다면 박진우는 할아버지께 변명할 길이 없었다.
“이렇게 하자. 400억만 가져가. 애 데리고 사는 것도 쉽지 않잖아. 비록 내 친아들은 아니지만 네가 그동안 나랑 함께한 세월이 있으니까. 그걸로 보상해 줄게.”
“박 대표님, 귀가 먹었나요? 아니면 이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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