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9화
“지훈 씨는 시간 없다고 했잖아요. 마침 병원에 환자가 없어서 잠깐 시간을 내서 들렀는데... 지훈 씨의 전화가 꺼져 있었어요. 정 실장님에게 전화했는데도 안 받고... 그래서 직접 가져올 수밖에 없었어요.”
성유리는 여섯 봉지의 약을 들고 박지훈의 책상 앞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수고했어. 방금 중요한 고객 미팅 중이라 휴대폰을 꺼놨거든. 장영준도 옆방에서 회의 중이었어.”
박지훈의 얼굴에는 은근한 부드러움이 스쳤다.
성유리는 손잡이가 끊어진 봉지째 약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고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말한 그 고객이... 혹시 박진우예요?”
박지훈이 잠시 멈칫했다.
“어떻게 알았어?”
“계단에서 박진우를 마주쳤거든요. 제가 약을 가져다주는 걸 보더니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끈질기게 왜 약을 대신 달여주는 건가고 캐묻고 제가 박지훈 씨의 편만 든다고 하면서 결국 약을 전부 바닥에 떨어뜨렸어요. 그러니 이 약에 먼지가 좀 묻었을지도 몰라요. 너무 신경 쓰지 말아요.”
“내가 그걸 신경 쓸 리가 있나? 네가 직접 달여준 약인데 어떻게든 마실 거야. 게다가 더러워진 건 봉지뿐이지 약은 아니잖아.”
박지훈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성유리를 바라보며 그의 눈빛에는 성유리가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깊은 정이 가득했다.
그러자 성유리는 자신도 놀랐다.
확실히 박지훈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예전보다 한층 더 깊은 무언가가 있었다.
박지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을 돌아 성유리의 앞으로 다가오더니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그는 한없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박진우가 그거 말고 다른 건 안 했어? 더 괴롭히거나 말이야.”
성유리가 고개를 들어 박지훈과 시선이 마주쳤고 박지훈의 눈빛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
하지만 성유리는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을 전할 생각은 없었다.
괜히 일을 크게 벌일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다.
그녀는 옅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없어요. 제가 워낙 성격이 세서 누가 나를 쉽게 괴롭히겠어요?”
박지훈의 입가에 사람을 사로잡는 미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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