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4화
박지훈은 담담하게 담뱃재를 털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없을 때도 너랑은 가능성이 없었어. 하물며 지금은 마음에 둔 사람이 있는데 너랑은 더더욱 불가능하지.”
그 말이 끝나자 굵은 눈물이 배가은의 눈가에서 순식간에 흘러내렸다.
그녀는 울음을 터뜨리면서도 웃음을 지었고 표정은 점점 광기에 가까워졌다.
박지훈은 배가은이 갑작스럽게 감정을 주체 못하는 모습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손에 든 담배를 꺼버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배가은은 주저함 없이 다가와 하얗고 고운 손으로 박지훈의 허리를 꽉 끌어안았다.
예상치 못한 포옹에 박지훈은 순간적으로 굳어졌다.
그러나 지난번과 같은 오해를 만들지 않기 위해 박지훈은 재빨리 손을 뻗어 배가은의 손을 허리에서 떼어내고 그녀와 거리를 두었다.
그는 위에서 내려다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앞으로는 이런 무례한 행동 하지 마.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 필요는 없으니까.”
그 말에 배가은의 숨 가쁘던 감정이 조금 가라앉았다.
“왜? 네 여자한테 우리 관계가 오해받을까 봐 그러는 거야?”
배가은은 비웃는 듯한 미소를 지었고 그 웃음은 오히려 섬뜩하게 느껴졌다.
“일 없으면 이제 가. 나 바빠.”
박지훈은 냉정한 시선으로 배가은을 한 번 훑어보고는 책상 앞으로 돌아가 자리에 앉았다.
배가은의 시선이 책상 위에 놓인 한약재로 향했고 속으로 확신했다.
‘휴게실에 있는 여자가... 성유리일 가능성이 크겠지.’
하지만 이미 박지훈이 돌아가라고 한 이상 더 버틸 수는 없었기에 배가은은 돌아서서 하이힐 소리를 내며 서둘러 나갔다.
“쿵!”
문 닫히는 소리가 사무실 안에 크게 울렸고 하이힐 소리가 점점 멀어지자 성유리가 휴게실 문을 열고 나왔다.
박지훈은 의자를 돌려 성유리를 바라보며 매혹적인 미소를 지었다.
예전에 성유리가 이 사무실에 왔을 때는 배가은이 화장실에서 그녀를 막아섰다.
이번에는 또다시 배가은이 돌아올까 봐, 성유리는 재빨리 출입문 쪽으로 가서 문을 잠갔다.
“왜 이렇게 경계하는데?”
“혹시라도 갑자기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