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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5화

그 시각 안정 그룹 대표 사무실. 박지훈은 프로젝트 계약서를 보고 있다가 문득 송아림의 연락을 받았다. 오후에 성유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녀는 받지 않았다. 이 시간에 송아림이 전화를 한 걸 봐선 무슨 일이 있는 게 분명했다. “아빠, 유리 이모 병원에 문제가 생겼는데 알고 있어요?” 박지훈은 아이의 말을 듣고 나서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성유리의 병원에 문제가 생겼다고? 그래서 오후에 전화를 받지 않았구나.’ “이모가 아빠한테 얘기 안 했는데 아림이가 말해줄 수 있어? 병원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박지훈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마치자마자 전화기에서 송아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실은요...” 남자는 아이의 설명을 침착하게 듣고 나서 눈동자에 머금었던 차가운 기운이 한층 더 짙어졌다. 이렇게 큰일이 생겼는데 성유리도, 진무열도 그에게 말하지 않았다. “미연 이모 말로는 저녁 8시에 이 일이 모든 플랫폼에 올라갈 거래요. 아빠가 유리 이모 도와줄 수 있어요? 아빠는 대단한 사람이니까 꼭 도와줄 수 있을 거예요. 그렇죠?” 전화 너머로 들리는 아이의 앳된 목소리는 유난히 초조해 보였다. 박지훈은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 같아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림아, 걱정하지 마. 아빠가 반드시 최선을 다해 유리 이모를 도와줄게.” “그럼 이 일은 아빠가 꼭 비밀로 지켜줘야 해요! 제가 알려준 거라고 절대 말하지 마세요.” 박지훈은 아이의 말을 듣고 문득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어린 게 영특하긴.’ 하지만 어린 나이에 철이 든 모습이 한편으론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다르게 생각하면 성유리가 아이를 잘 키웠다. 벌써 자기만의 방식으로 성유리를 지킬 줄 알고 성유리가 말하지 않으니 외부에 도움을 청할 줄도 알았다. “그래, 절대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고마워요. 아빠.” 전화를 끊은 후 박지훈은 벽에 걸린 시계를 흘끗 보았다. 현재 8시까지 20분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 정도면 충분했다. 그는 빠르게 정영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들어와.” 2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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