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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박지훈은 재빨리 발걸음을 옮겨 망설임 없이 안으로 달려갔다. 진미연이 막으려 해도 막을 수 없었다. “미연 이모, 아빠가 유리 이모를 만나러 들어가는 거예요?” “그래, 이모랑 같이 저쪽으로 가서 밥 먹을까? 두 사람한테 얘기할 시간을 좀 주자...” “네.” 진미연은 아이의 손을 잡고 성큼성큼 맞은편 식당으로 걸어갔다. 집안 2층. 성유리가 계단을 올라가는데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뒤돌아보기도 전에 남자의 낮은 중저음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리 씨가 이렇게까지 나를 걱정하는 줄 몰랐어...” 어젯밤 한숨도 못 잔 탓에 성유리는 머리가 무거웠다. 손을 뻗어 안방 문을 열려는데 이제 막 문이 열렸을 때쯤 뒤에 있던 남자가 손목을 잡았다. 남자는 손을 성유리의 허리에 얹고 가볍게 한 바퀴 돌린 뒤 곧바로 문에 밀어붙였다.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다본 성유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전화기는 왜 꺼놨어요? 심규찬이 나한테 입 맞춘 게 화가 나서? 그래서 계속 끄고 있었던 거예요? 어젯밤에 정말 죽을...” ‘죽을 것 같았는데...’ 차마 뒷말을 미처 할 수가 없었다. 어제 벌어진 모든 걸 이번 생에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았다. 굵직한 눈물이 순식간에 눈가를 타고 흘러내렸다.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연락했어야 했는데...” 박지훈이 성유리의 얼굴을 감싸며 뺨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곳에 도착한 후 사고가 좀 생겼는데 어수선한 상황에서 휴대폰을 잃어버렸어. 게다가 상황이 급박해서 프로젝트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었어.” 성유리의 등이 순간 뻣뻣하게 굳어졌다. ‘휴대폰을 잃어버렸구나...’ 그녀는 한층 차분해진 마음으로 가볍게 물었다. “어제 돌아오지 않았어요? 그 비행기를 안 탄 거예요?” “갈 때는 항공편 이용했는데 민국에 전용기가 있어. 어제 돌아올 예정이었지만 일이 마무리되지 않아 오늘로 미뤄졌지.” 박지훈은 성유리의 얼굴을 감싸며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유리 씨 만나러 왔어.” “정말이에요?” 성유리는 반신반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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