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8화
성유리는 속눈썹을 살짝 떨었지만 주저 없이 입을 열었다.
“동거에 관해서는 할 얘기 없네요.”
박지훈의 기대 어린 눈빛에 희미한 실망이 스쳤다.
“왜 안 되는 건데?”
“지금 우리 사이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내 마음의 준비가 끝나기 전까지 동거는 할 수 없어요...”
박지훈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이었지만 여전히 포기하지 못하고 물었다.
“정말 안 될까?”
“안 돼요.”
간결하게 대답한 성유리는 그 어떤 여지도 남겨두지 않는 듯했다.
그러자 손을 뻗어 성유리의 턱을 잡은 박지훈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을 맞췄다.
성유리도 눈을 감고 깊은 정성으로 그의 키스에 응답했다.
오랫동안 키스를 한 박지훈은 성유리가 숨쉬기 어려워한 것을 본 후에야 그녀를 놓아주었다.
박지훈의 가슴에 기대어 창밖의 하얀 눈을 바라본 성유리는 마음이 유달리 따뜻했다.
“곧 설날이야. 새해가 되면 아버지가 분명히 너를 불러 집에서 식사를 할 거야. 이번 기회에 우리 사이를 어르신께 말씀드리는 게 어떨까?”
“아버님의 건강 상태가 비록 호전되었지만 아직 완전히 안정된 것은 아니에요. 지금 말씀드리기는 적절하지 않아요...”
“건강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더욱 급히 알리고 싶은 거야. 아버지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를 항상 바라셨어. 드디어 너와 함께하게 되었으니 분명 매우 기뻐하실 거야.”
“만약 상대가 나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아버님이 어떤 태도를 보이실 것 같아요?”
성유리가 떠보듯 물었다.
“화내실까요?”
그러자 박지훈은 갑자기 낮고 목쉰 듯한 목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그토록 바라던 일인데 어떻게 화낼 수 있겠어?”
성유리는 조마조마한 마음을 어느 정도 가라앉혔지만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사실 성유리가 두 사람의 관계를 함부로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는 박철용 때문이기도 했다.
“예전에 네가 박진우가 결혼했을 때 아버지가 너를 보자마자 나에게 전화를 하셨어. 네가 얼마나 좋은지 말씀하셨지...”
박지훈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그때 하신 말씀 중 한마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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