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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8화

할아버지 묘 앞에서 울음을 터뜨리는 순간 성유리는 갑자기 마음이 풀리는 것 같았다. 할아버지는 생전에 방건우를 매우 좋아하셨다. 성유리는 심지어 할아버지가 편애하신다고 생각하기까지 했다. 이제서야 왜 선배에게 그렇게 잘해주셨는지 천천히 이해할 수 있었다. 방건우는 할아버지의 유일한 외손자였고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사랑이 없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방건우를 보살펴주었다. 돌아온 지 나흘째 되던 날, 성유리는 마침내 개인병원에 갔다. 진무열은 아마 진미연을 통해 방건우가 세상을 떠난 일을 알았을 것이다. 진무열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성유리는 그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많이 좋아졌어요.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요...” “괜찮아, 내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요즘 개인병원도 특별히 바쁘지 않았어.” 성유리는 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개인병원에서 잠시 머문 후 국학 스튜디오로 갔다. 그녀가 없는 동안 주이수는 많은 작품을 조각했고, 그녀를 도와 옥기도 많이 팔았다고 했다. 성유리의 이 두 직원은 그녀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어쨌든 그들 모두 최선을 다해 그녀를 위해 일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앞으로 그들에게 더 많은 보너스를 주고 음식도 대접하며 그동안의 고생을 보상할 계획이다. 성유리가 국학 스튜디오를 막 떠나려 할 때, 입구에 익숙한 모습이 나타났다. 성유리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자 성큼성큼 다가오는 남자를 한눈에 보았다. 박진우였다. “내가 여기 있는지 어떻게 알았어요?” 성유리는 놀란 눈빛으로 물었다. 박진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개인병원에 널 찾으러 갔었는데, 진무열이 네가 이쪽으로 왔다고 해서 와봤어. 선배 일은 이미 잘 처리되었어?” 성유리는 가방을 들고 문밖으로 나가면서 말했다. “잘 처리했어요.” 박진우는 뒤따라오며 성유리의 손이 차의 손잡이에 닿을 때 손을 뻗어 그녀의 손목을 확 잡아당겼다. “성유리.” “박진우 씨, 보는 눈도 많은데 여기서 이러지 마시죠...” 성유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박진우는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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