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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0화

소파에 한 무릎을 꿇고 다른 다리는 배가은의 오른쪽 다리를 받친 채 배가은을 자기 앞에 가둬버렸다. 비록 배가은의 목을 조르지는 않았지만 팔꿈치로 목덜미를 누르고 있어 숨쉬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 배가은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채 박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지훈아, 우리가 이렇게 된 거 나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어. 너를 사랑하게 된 순간부터 어차피 돌이킬 수 없는 거였어.” “당장 멈춰!” 온몸으로 싸늘한 기운을 풍기는 박지훈은 온몸 가득한 분노에 이마의 핏줄마저 선연하게 드러났다. 배가은은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띠었다. “내가 멈추지 않으면? 나 죽일 거야?” “내가 못 할 것 같아?” “너라면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이 세상에 네가 하지 못할 일이 뭐가 있겠어? 하지만 너는 절대 못 할 거야. 비록 나에게 감정이 없다 해도 우리 사이에 우정은 분명히 존재하는 거니까, 안 그래?” “그딴 개소리 같은 우정으로 나를 옭아맬 생각 하지 마. 네가 유리 털끝이라도 건드린다면 반드시 두 배로 갚을 테니까.” 아주 담담하게 말하는 것 같은 말투였지만 말 속에서 느껴지는 냉기에 배가은은 온몸이 떨릴 정도였다. “예전에는 네가 여자에게 관심이 없는 줄 알았어. 그런데 알고 보니 나에게만 관심이 없었던 거였어. 성유리 때문에 나까지 망가뜨리려고?” “너를 망가뜨릴 생각은 없어. 하지만 네가 스스로 망가지려 한다면 막지 않을 거야...” 딸깍. 그 순간, 룸 문이 열렸다. 룸으로 들어오자마자 이 광경을 본 부진원은 깜짝 놀라 재빨리 다가와 박지훈을 떼어냈다. “지훈아, 너 뭐 하는 거야?” 배가은은 헐떡이며 숨을 몰아쉬었지만 시선은 여전히 박지훈의 얼굴에서 떠나지 않았다. “가은아, 괜찮아?” 부진원은 약간 걱정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고개를 살짝 든 배가은은 재빨리 일어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룸을 빠져나갔다. 쿵. 문이 세게 닫히는 소리가 주변에 울려 퍼진 후 부진원은 박지훈을 바라보며 물었다. “왜 그래? 갑자기 왜 이렇게 크게 싸우는 거야? 왜 주먹까지 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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