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화
역시, 박지훈은 대책을 가지고 여기에 온 것이었다.
친구 딸이라는 게 미심쩍긴 해도 지금 상황에서는 최적의 변명이었다.
박지훈은 박진우를 보며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그래, 친구 딸. 설마 내 친딸이라고 생각한 거야? 결혼은커녕 여자도 없는 내가 어디서 딸을 낳아와?”
“하지만 애가 분명히 아빠라고...”
“내 딸 같은 아이니까 그렇게 부르라고 했어.”
박진우의 질문이 그치질 않자 박지훈의 목소리는 어느새 서늘해졌다.
“왜 자꾸 캐묻는 거야? 이해가 좀 안되려고 그러네.”
“그만해 다들.”
박진우가 다시 입을 열려 할 때, 박철용이 나서며 상황을 중재했다.
“아무리 친구 딸이라고 해도 애가 너를 아빠라고 부르는데 이런 일은 나한테 말했어야지.”
“딱히 그럴 필요성을 못 느꼈어요. 보고 싶으면 나중에 한 번 데려올게요.”
박지훈이 소파에 기대며 대수롭지 않게 말하자 박철용이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친구 딸이라면 부모가 따로 있을 텐데 애는 왜 유리랑 지내는 거야?”
성유리가 대답하려 할 때 박지훈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젠 없거든요. 부모 없는 아이예요.”
예상외의 대답에 성유리는 깜짝 놀라며 그를 쳐다보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딱히 틀린 말도 아닌 것 같았다.
아버지한테 버림받고 어머니까지 떠나버렸으니 고아나 다름없어서 그녀는 이내 그의 말을 납득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박철용이 대꾸를 하지 않자 성유리가 몇 마디 더 보탰다.
“제가 애 엄마랑 아는 사이에요. 꽤 친했어서 작은 아버님 대신해서 아이 돌봐주겠다고 한 거예요.”
“그런 거였구나.”
“네.”
박철용이 마침내 고개를 끄덕이자 성유리도 드디어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다.
입을 열 때부터 박지훈이 자신을 보고 있는 게 느껴졌지만 맞은 편에 앉은 박진우 때문에 성유리는 차마 고개를 돌릴 수가 없었다.
역시나 박진우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로 혼자 화를 삭이고 있었다.
“오해도 다 풀렸으니까 이 일은 이제 거론하지 말자. 애 하나로 이게 무슨 난리야.”
저 말을 할 때 박철용의 고개는 박진우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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