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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0화

“절벽에서 뛰어내려서 나를 구한 거야?” “응.” “근데 너 고소공포증 있잖아?” “누나를 구하고 싶은 마음이 두려움을 이겼나 봐...” 성유리의 곁에 앉은 심규찬은 화제를 돌렸다. “근데 몸은 괜찮아? 불편한 데는 없어?” “괜찮아.” 성유리는 뭔가 눈치챈 듯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나 얼마나 누워 있었어?” “열흘.” ‘열흘’이라는 단어를 들은 순간 성유리는 자신의 귀를 믿을 수 없었다. ‘그렇게 오래 누워 있었다고?’ 박지훈은 아마 사고 났다는 걸 알고 계속해서 그녀를 찾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박지훈은 여기 없는 걸까? “내 휴대폰 어디 있어? 지훈 씨가 나를 찾고 있을 거야. 당장 지훈 씨에게 전화를 해야 해...” 성유리는 본능적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자신의 휴대폰을 찾았다. 성유리의 이런 모습, 특히 ‘지훈 씨’라는 이름을 들은 순간 심규찬은 마음이 바닥을 치는 듯했다. 그러더니 싸늘한 얼굴로 거침없이 말했다. “유리 누나, 찾지 마. 앞으로 그 사람 곁에 돌아가지도 마!” 전혀 농담같지 않은 단호한 목소리에 성유리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눈빛으로 심규찬을 바라보았다. “규찬아, 너 그게 무슨 뜻이야?” “유리 누나, 누나는 내가 누나를 오랫동안 좋아했다는 걸 알고 있었잖아. 그러니까 앞으로는 내 곁에 있어 줘. 더는 박진우도 찾지 말고 박지훈도 찾지 마. 그 사람들 곁에 있으면 누나는 점점 더 위험해져. 평온한 날은 절대 있을 수 없어... 하지만 내 곁에 있으면 다랄. 나는 전처도 없고 전 여자친구도 없고 밖에서 따로 만나는 애인도 없어. 내 마음속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누나 한 사람뿐이었어. 그러니까 내 곁에 남는 게 제일 안전해.” 그 말을 들에 큰 충격을 받은 성유리는 재빨리 일어나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눈빛으로 심규찬을 바라보았다. “지훈 씨가 나를 찾고 있다는 거 너도 알고 있었지?” “누나를 계속해서 찾고 있는 건 맞아. 하지만 지금쯤 포기했을 거야...” “무슨 뜻이야? 좀 더 분명하게 말해 봐!” 감정이 격해진 성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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