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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3화

설령 죽는 한이 있더라도 성유리는 심규찬과 함께할 수 없었다. 계단을 내려가는 도중 거실을 지나던 성유리는 과일 접시 위에 과일칼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세심한 심규찬 또한 자연스럽게 성유리의 표정 변화를 눈치채고는 칼을 가져가려고 달려들었지만 성유리가 그보다 한발 앞서 칼자루를 잡았다. 그러더니 칼을 목에 대고 음침한 눈빛으로 심규찬을 바라보았다. “유리야, 미쳤어?” 심규찬의 눈에 믿을 수 없다는 기색이 스쳤다. “진짜 미친 건 너야!” 성유리는 주저하지 않고 문 쪽으로 걸어갔다. “지금 당장 문 열어! 안 그러면 네 앞에서 죽을 테니까!”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린 심규찬은 약간 슬픔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성유리, 네 눈에 내가 이렇게까지 형편없는 사람이야? 내 곁에 있는 것보다 차라리 죽는 게 나을 만큼?” “이건 형편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야. 나는 박지훈이라는 남자를 사랑해. 내 마음속에 오직 그 사람뿐이야. 지금이든 앞으로든, 박지훈 외의 누구도 내 마음속에 들어올 수 없어. 그러니까 더 이상 나를 몰아붙이지 마!” “칼 내려놔!” 감정이 격해진 심규찬은 성유리를 향해 뻗은 손을 저도 모르게 떨고 있었다. “나가게 해줘!” “너와 함께 있는 지난 이틀 동안 나 자신을 억제하며 계속 참았어. 왜냐하면 억지로 맺어진 인연은 결코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알 것 같아. 너는 너무 내 말을 듣지 않아...” 심규찬은 한 걸음 한 걸음 성유리에게 다가갔다. “성유리, 나를 몰아붙인 건 너야. 원망하지 마.”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오늘 밤...” 심규찬은 싸늘한 눈빛을 내뿜으며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너는 내 여자가 될 거야.” 성유리는 이내 심규찬이 무슨 짓을 하려는지 깨달았다. 오늘 밤 정말로 심규찬의 손에 들어간다면 앞으로 도망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칼자루를 놓지 않기 위해 더 꽉 잡았다. “네가 나에게 그런 짓 한 거 박지훈이 알게 되면 절대 가만 안 둘 거야. 너를 죽일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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