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7화
성유리를 무너뜨리려는 사람은 지금 상황에서 배가은밖에 없었다.
마침 약 조제를 마친 성유리는 약을 탁자 위에 올려놓은 뒤 무심한 얼굴로 말했다.
“무열 씨, 나머지 한 첩은 무열 씨가 해줘요. 그리고 환자분한테 가져다주면 돼요.”
“알겠어요.”
진무열은 배가은을 힐끗 노려본 후 카운터를 돌아 한약재 캐비닛 앞으로 갔다.
성유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휴게실로 향했다.
“따라오세요!”
마주 앉은 두 사람은 서로의 눈빛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성유리는 직설적으로 물었다.
“이번 일, 배가은 씨가 한 거죠?”
낮고 탁한 웃음을 터뜨린 배가은은 바로 인정했다.
“내가 한 거 맞아요.”
“아닌 척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연기할 생각도 없나 보네요!”
비웃듯 입꼬리를 올리며 배가은을 바라보는 성유리는 눈빛이 매우 어두웠다.
“내가 한 일은 당연히 인정해야죠. 복수하고 싶다면 마음껏 해봐요. 전혀 두렵지 않으니까.”
배가은의 도발적인 눈빛에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쥔 성유리는 잠시 침묵한 후 조용히 물었다.
“대체 원하는 게 뭔데요?”
“내가 뭘 원하는지 잘 알잖아요? 내가 지훈이를 얼마나 오랫동안 사랑했는데, 쉽게 포기할 거라 생각했어요?”
“뒤에서 이런 짓을 꾸미면 나와 지훈 씨 사이를 갈라놓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성유리는 한 톤 높은 목소리로 차갑게 말했다.
“두 사람 감정 따위 나에게 더는 중요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지금 내가 원하는 건...”
배가은은 비웃듯 성유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성유리 씨가 무너지는 거니까.”
배가은의 모습에 성유리는 온몸이 떨릴 정도로 화가 났다.
배가은이라는 이 여자는 이미 한두 번 태클을 건 게 아니었다. 그래서 성유리도 기회가 된다면 이 여자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싶었다.
“화났어요? 나 죽이고 싶어요?”
배가은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과연 할 수 있을까요?”
말을 마친 배가은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순간 성유리는 배가은의 손에 칼이 들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칼을 본 순간 멍해진 성유리는 눈에 경계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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