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화
“유리 씨, 아림이는 유리 씨 친구 딸이고 진우 씨 작은아버지 의붓딸일 뿐이잖아요. 유리 씨가 매일 이렇게 데리러 다니는 거 보기 좀 그렇지 않아요?”
“그건 저희 일이죠. 양아현 씨랑은 상관없는 것 같은데요?”
“저랑은 상관없죠. 하지만 본인 아들 데리러는 한 번도 안 오면서 작은아버지 애는 매일 데리러 오고 대신 키워주기까지 하는 게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좋은 가십거리잖아요.”
“양아현 씨가 제 아들 뺏겠다고 설치고 있는데 제가 무슨 수로 그걸 이겨요? 그러니까 남의 애라도 데려가는 거죠.”
그녀의 말에 말문이 막힌 양아현은 미간을 찌푸렸다.
“엄마가 없는 3년 동안 아현 이모랑 아빠가 나 데리러 와줬어요. 이모가 엄마 대신해서 얼마나 많은 걸 해줬는데요. 고마워해야 정상 아니에요? 왜 말을 그렇게 해요?”
양아현을 싸고도는 박강훈에게서 성유리는 3년 전 아들의 모습을 보아냈다.
그날 법정에 나와서 양아현에게 유리한 진술을 해줄 때도 박강훈은 지금처럼 이렇게 눈을 부릅뜨고 따졌었다.
10달 동안 배 아파 나은 아이가 아빠의 불륜 상대를 감싸고 도니 성유리도 서운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 네 아빠랑 곧 이혼하니까 아현 이모가 앞으로도 너 데리러 올 거야. 애 키우는 게 어떤 건지, 새엄마 노릇이 정말 쉬운 건지 미리 체험하는 것도 좋지.”
양아현은 그 말에 화가 났지만 박강훈 앞이라 찍소리도 못하고 있었다.
둘이 꿀 먹은 벙어리처럼 서 있자 성유리도 송아림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날 저녁, 성유리는 괜찮은 식당을 찾아 박지훈에게 주소를 보내주었다.
“이모, 아저씨 좀 이따 오는 거예요?”
“응. 이따가 아저씨 오면 아빠라고 불러. 이제 아저씨라고 부르면 안 돼.”
성유리가 하얀 손으로 아이의 말랑한 볼을 만져주자 송아림이 배시시 웃으며 답했다.
“알겠어요 이모.”
“우리 아림이 아저씨 많이 좋아하네.”
“아저씨 사실 엄청 다정한 사람이에요. 전에 엄마 보러 올 때도 매번 선물 사 왔었어요.”
송아림이 고개를 떨구며 웃자 성유리도 덩달아 미소가 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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