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0화
“누가 말했는지 묻잖아요.”
성유리는 그의 질문에는 대꾸하지 않고 오히려 단호한 표정으로 그렇게 물었다.
박진우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낮게 숨을 내쉬며 설명했다.
“나랑 작은아버지가 얼마 전에 같이 진행한 프로젝트 있잖아. 오늘 그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겨서 직접 안정 그룹으로 찾아갔거든. 그런데 날 보자마자 첫마디가 ‘누구시죠?’였어.”
박진우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
“표정이... 장난치는 게 아니었어. 진짜 몰라보는 눈빛이었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의 놀란 눈빛을 마주하자 성유리는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전에 지훈 씨가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했었죠?”
“그래. 그런데 그건 아주 오래전 일이잖아. 그게 기억상실이랑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야?”
박진우는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약간 기울였다.
성유리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 사고의 후유증이에요.”
“언제부터 그런 거야? 마지막으로 봤을 때만 해도 멀쩡했잖아. 그땐 아무 이상 없었는데...”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사실 박진우는 얼마 전 바에서 봤을 때, 박지훈이 단지 성유리의 생일을 깜빡한 줄로만 알았다. 기억상실이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성유리는 조용히 대답했다.
“아마... 보름쯤 됐을 거예요. 처음엔 단순한 기억 혼란이었는데, 지금은 점점 심해지고 있어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누르려 해도 숨길 수 없는 울음기가 섞여 있었다.
“진짜 믿어지지 않네...”
박진우의 말에는 놀라움이 섞여 있었다.
성유리는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이 일은 절대 할아버지께 말씀드리면 안 돼요. 연세도 많고 건강도 안 좋으시잖아요. 이 사실을 들으시면 큰 충격을 받으실 거예요.”
박진우는 손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걱정 마. 그 정도 분별은 나도 있어. 뭐가 중요하고 가벼운지는 안다고.”
성유리는 무표정하게 그를 한 번 바라봤다. 하지만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잠시 정적이 흐른 후 박진우가 다시 입을 열었다.
“너 의술이 그렇게 뛰어나다면서,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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