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2화
박진우는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을 던지듯 백우영에게 돌려주었다.
“내가 지금 장난치는 것처럼 보여?”
“하지만...”
백우영은 말을 잇지 못했다.
상대는 다름 아닌 박지훈이었다. 권력도, 지위도, 배경도 있는 사람.
박진우의 비서라 해도 그런 인물을 함부로 건드릴 수는 없었다.
“하지만 뭐?”
박진우의 얼굴에 불쾌한 기색이 스쳤다. 그는 눈을 매섭게 치켜뜨며 낮게 말했다.
“내가 시키면 그냥 하면 돼. 일이 터지면 내가 책임질 거니까.”
“대표님, 박지훈 씨가 직접 청혼 현장을 챙길 정도면 이번 일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뒤에서 손을 쓴 게 들키기라도 하면...”
“그럼 절대 들키지 않게 해.”
박진우의 목소리가 싸늘하게 낮아졌다.
“어떤 수를 써서라도 우리 쪽으로 의심이 가지 않게 만들어. 어쨌든 이번 일은 반드시 막아야 해. 제대로 못 할 거면 당장 꺼져.”
백우영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앞으로 가도 죽고 물러서도 죽는 꼴이었다.
하지만 그는 어쨌든 박진우 밑에서 일하는 사람이니 박지훈에게 미움을 사는 한이 있더라도 박진우를 거스르지는 못했다.
결국 이를 악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박진우는 손목시계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목소리가 냉혹하게 가라앉았다.
“시간은 두 시간뿐이야. 지금 당장 시작해.”
백우영은 어쩔 수 없이 차에서 내렸다. 자신의 차로 돌아와 앉자, 절로 깊은 한숨이 새어 나왔다.
이 일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박진우는 정말 그에게 불가능한 숙제를 던져준 셈이었다.
차 안에서 그는 20분 넘게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했지만 끝내는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청혼을 막되, 박지훈을 화나게 하지 않는 방법이라니...
백우영은 차라리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 일도 더는 못 해먹겠네...’
저녁 7시 무렵, 성유리는 갑자기 진미연의 전화를 받았다. 함께 저녁을 먹자는 초대였다.
“나 지금 막 집에 가서 저녁 먹으려던 참인데?”
“오늘은 너희 집 아주머니가 저녁 안 할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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