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3화

박지훈의 말을 들은 성유리의 표정이 서서히 어두워졌다. 사실 일이 벌어지고 난 이후 지금까지 그녀는 한 번도 실시간 검색어나 인터넷 반응을 확인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며칠 새, 자신을 둘러싼 각종 루머나 악성 글들이 어느새 조용히 사라졌다는 걸 감지하고 있었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박지훈이 손을 써 정리한 결과라는 걸. 성유리는 이 문제에 대해 박지훈과 정식으로 얘기한 적은 없었지만, 그렇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은 결국 그밖에 없었다. 조용히 한숨을 내쉰 뒤, 성유리는 입을 열었다. “그 얘기 하려던 거 아니에요.” “그럼 뭐야?” 박지훈은 눈을 가늘게 뜨며 궁금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성유리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레 말했다. “사실 나 아림이 친엄마가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아직도 몰라요... 지훈 씨는 알고 있죠?” 그 말을 들은 박지훈은 잠깐 멍해졌다. “갑자기 왜 그런 걸 물어?” “어젯밤 아림이가 악몽을 꿨어요. 아마도 엄마가 그리운가 봐요. 그래서 무덤에 한 번 데려가 보려고요... 혹시 위치 알고 있으면 알려주세요.” 그 말을 들은 박지훈의 표정은 점점 무거워졌다. “지금 아림이 나이도 어린데, 무덤에 가는 게 정말 괜찮겠어?” 성유리는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리긴 해도 아림이는 누구보다도 똑똑하고 어른스러워요. 이미 엄마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고요. 시간도 꽤 지났고, 이젠 진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성장했어요.” 성유리의 말에 박지훈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지만, 곧장 대답하지는 않았다.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마침내 입을 열었다. “내일이 주말이잖아. 셋이서 같이 가자.” 사실 그는 요즘도 계속 마음이 불안했다. 한의원이 그 일로 엉망이 된 후로, 아직 온전히 끝난 게 아닐 거란 생각에 박지훈은 늘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혹시 모를 위험에서 성유리와 송아림을 지키고 싶었다. 성유리는 살짝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같이 가겠다고요?” 박지훈은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나도 그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