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삼 년의 시간이 물처럼 흘렀다. 온서연은 통유리창 앞에 서서 정원에서 나비를 쫓는 작은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한때 겁 많던 산골 마을 소녀는 이제 까르륵 웃으며 뛰어노는 맑은 아이가 되었다.
“엄마, 아빠가 오늘 자전거 타는 거 가르쳐 준대요!”
딸이 뺨이 발그레한 채 손을 흔들며 달려왔다. 그 뒤로 두 눈에 온통 다정함이 가득한 김현우가 뒤따라왔다.
삼 년 동안 그는 한결같이 그들을 지켜주며, 인내와 존중으로 온서연의 굳게 닫혔던 마음을 얻어냈다.
어젯밤, 그는 그녀에게 반지를 끼워주며 말했다.
“과거를 잊으라고 강요하지 않아요. 하지만 기대할 만한 미래를 주고 싶어요.”
지금 이 순간, 아침 햇살이 눈 부셨다.
그리고 수천 리 떨어진 곳에 있는 박태준의 삶은 완전히 엉망이었다. 시아의 기분은 오락가락했다. 어젯밤에도 집안의 부술 수 있는 모든 것을 부쉈다.
“엄마를 원해요! 엄마를 돌려줘요!”
이러한 울부짖음이 이 집의 일상이 되었다. 안해린은 출소 후에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매달리고 있었고, 오늘 아침에도 문 앞에서 그를 막아섰다.
“오빠, 우리가 가족이잖아요!”
박태준은 무표정하게 문을 닫고 그녀의 비명과 저주를 차단했다. 회사 주가는 계속 내려갔고, 이사회는 이미 그에게 인내심을 잃은 지 오래였다. 이제 그는 모든 이들에게 버림받은 상태였다.
가장 아이러니한 것은 어제 온서연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는 것이다.
결국 그는 혼자 몰래 그 결혼식에 갔다. 교회 맨 뒷줄 그림자 속에 몸을 숨긴 채 온서연이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딸의 손을 잡고 의지할 만한 그 남자에게 걸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녀가 미소 지으며 신부님의 말에 대답했을 때, 박태준은 마음속 무언가가 완전히 부서지는 소리를 들었다.
그날 밤, 그는 또다시 악몽에서 깨어났다. 꿈속은 늘 같은 장면으로, 온서연이 마지막으로 그를 바라보았던 차가운 눈빛만이 남아있었다.
침대 옆 탁자 위에는 사진 두 장이 놓여 있었다. 한 장은 결혼식 때 박태준의 품에 안겨 환하게 웃고 있는 온서연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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