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1화
소유나는 눈을 피하지 않고 되물었다.
“약국이 어디 있어요?”
문지후는 그녀가 밤새 고생을 해서 몸이 불편한 줄만 알았다.
그래서 소유나를 데리고 호텔을 나서 몇 분 걷다가 약국을 발견했다.
소유나는 안으로 들어섰지만 막상 카운터 앞에 서니 피임약을 뭐라고 말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아 머릿속이 하얘졌다.
“뭘 사려는 거야?”
문지후가 뒤에서 물었다.
“피임약이요.”
소유나는 힘주어 또박또박 말했다.
“긴급 피임약.”
순간, 문지후의 눈빛이 어두워졌지만 아무 말 없이 점원에게 대신 말을 건넸다.
곧, 점원이 약을 꺼내 카운터 위에 올려두자 소유나가 손을 뻗었지만 문지후가 먼저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는 돈을 내고 앞장서 걸어 나갔고 소유나는 급히 따라붙었다.
“약 주세요.”
그러자 문지후가 발걸음을 멈추며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갖고 싶지 않은 거야?”
“저희 어차피 이혼할 거잖아요. 찰나의 쾌락을 위해 무고한 생명을 다 책임질 수는 없어요. 그러니 잘못은 하면 안 돼요.”
소유나는 손을 내밀며 말했다.
“잘못?”
하지만 문지후는 그녀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되물었고 짜증이 난 소유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제 말이 틀렸어요? 이혼할 부부가 아이를 가지는 건 잘못이죠. 아이가 어른들의 충동과 어리석음을 대신 짊어질 이유는 없잖아요.”
“그럼 이혼하지 말자.”
“사랑 없는 결혼이 이혼 안 한다고 행복해지나요? 아이가 자라는 환경에 사랑이 없는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사랑받지 못하고 자라면 아이는 불행할 뿐이에요.”
소유나는 아이 문제만큼은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
순간의 즐거움은 괜찮지만 생명을 책임 없이 받아들이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
“약 주세요.”
그녀는 다시 손을 내밀었다.
문지후는 약봉지를 꽉 움켜쥐며 소유나를 똑바로 바라봤고 두 사람의 시선이 팽팽히 맞섰다.
잠시 후, 소유나는 손을 내리고 돌아섰다.
“안 주실 거죠? 알겠어요.”
소유나가 다시 약국 쪽으로 향하려는 순간, 문지후가 그녀의 손목을 붙잡더니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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