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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화

“소유나, 나 억울하게 하지 마.” 그 말투에는 억울함과 무력감이 잔뜩 묻어 있었다. 소유나는 그 순간, 정말로 그를 믿을 뻔했다. 하지만 아까 매니저가 문지후를 보는 눈빛이 떠올랐다. 그건 결코 무고한 사람에게 향하는 시선이 아니었다. “노래... 정말 듣고 싶어?” 문지후가 묻는 말에 소유나는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설마 부르실 거예요?” “안 불러.” 소유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욕이 목구멍까지 치밀었지만 꾹 삼켰다. 또다시 분위기가 깨져버렸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려던 순간, 문지후가 손을 뻗어 그녀를 끌어당겼다. 소유나는 그대로 그의 무릎 위로 쓰러졌다. “뭐 하시는 거예요!” 소유나는 몸부림쳤다. “움직이지 마. 노래 불러줄 테니까.” 곧 문지후가 낮게 속삭이자 소유나는 순간 얼어붙었다. 믿기지 않았다. ‘진짜? 진짜 부른다고?’ 문지후는 그녀를 감싼 채 마이크를 집어 들었다. 잠시 후, 손끝으로 화면을 조작하자 음악의 전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소유나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러나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흰 셔츠 차림의 신건우가 숨 가쁘게 발걸음을 옮겨왔고 준수한 얼굴에는 다급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리고 방 안의 두 사람을 보는 순간, 발걸음이 멈췄다. “어떻게 오셨어요?” 소유나는 반사적으로 문지후의 무릎에서 내려왔다. 아무리 뻔뻔하다 해도 다른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그에게 안겨 있을 수는 없었다. 화면에는 가사만 흘러가고 노래는 울리지 않았다. 문지후는 막지 않고 다리를 꼬고 앉아 마이크를 손끝으로 천천히 흔들며 신건우를 응시했다. 그리고 깊고 짙은 눈빛으로 그를 꿰뚫듯 바라봤다. 곧, 신건우가 소유나에게 물었다. “유나 씨가 왔다는 소식에 달려왔습니다. 혹시 제가 필요 없어졌나요?” 소유나는 무심코 문지후를 바라봤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마이크를 무릎에 내려놓은 채 손가락으로 탁탁 두드리고 있었다. 조급하지도 화내지도 않고 오히려 담담한 태도였지만 그 속에 숨은 불쾌함은 고스란히 느껴졌다. “아까 바쁘다고 들었는데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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