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9화
소유나는 소파에 무릎을 끌어안고 앉아 있었다. 문지후가 전화를 끊고 그녀 앞에 섰다.
“왜 이 얘길 나한테 안 했어?”
“신경 쓸 일이 아니라 생각해서 그냥 말 안 했어요.”
아직 감정도 안정되지 않았는데 누가 아이부터 갖겠는가 말이다.
문지후는 예전에 그녀가 서둘러 피임약을 챙겨 먹던 걸 떠올렸다. 정말로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다는 뜻이었다.
“만약 생기면 낳을 거야?”
“그럴 일 없어요.”
소유나는 단호했고 말하는 태도에도 신중함이 묻어났다.
“지후 씨, 아이는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고 충분히 준비되었을 때 비로소 맞이할 수 있는 거예요.”
“순간의 열정으로 생긴 게 오히려 그 아이를 더 기다렸다는 증거 아닐까?”
소유나는 눈을 치켜떴다.
“누가 그래요? 준비도 안 된 채 아이를 낳는 건 무책임한 거예요.”
“계획적으로 아이를 갖는 건, 마치 임무를 수행하는 것 같지 않아?”
문지후는 담담하게 반박했다.
소유나는 마음이 답답해 깊게 숨을 들이켰다. 그는 마치 일 얘기하는 듯 차분했다.
“아이는 인생 계획 중 일부잖아요. 계획도 없이 갑자기 오면 모든 게 꼬이잖아요.”
소유나는 그의 생각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꼬이지 않아.”
문지후는 물을 따라서 건네며 말했다.
“오면 그냥 키우면 돼. 충분히 감당할 수 있고 잘 키울 수 있어.”
소유나는 물을 단숨에 비웠지만, 마음이 풀리지 않았다.
“내가 말하는 건 그게 아니에요. 아이를 키우는 건 단순히 먹고 입히는 문제가 아니라고요. 물질적으로만 해주는 게 다가 아니잖아요. 중요한 건 정서적인 부분이죠.”
문지후도 물을 따라 마시며 테이블에 기대섰다.
“우리 관계는 안정적이야. 문제없어.”
“안정적이라고요?”
소유나는 눈썹을 치켜세웠다.
“우린 사랑해서 한 결혼이 아니잖아요. 설령 사랑해서 결혼했다 해도 겨우 1년 남짓 된 부부가 아이 낳을 용기를 쉽게 내진 않아요. 1년 넘게 잘 지낸 부부라도 아이가 태어나면 크고 작은 갈등이 생기는 법이에요. 충분한 사랑과 인내가 없으면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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