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9화
허진서는 고급 요리를 사 와서 직접 조리까지 했지만 정작 자신은 먹지 않고 떠났다.
속이 뒤집힌 채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다.
게다가 문지후와 소유나가 달콤하게 붙어 있는 모습을 보고 싶지도 않았고 보면 볼수록 더 거슬릴 뿐이었다.
허진서는 차 안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소유나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장은미의 남자 친구가 하얗고 밝고 잘생긴 데다 대학 시절부터 교제해 온 사이였다는 것을 말이다.
허진서는 폐에 무리가 갈 만큼 담배를 깊게 빨아들였다가 기침을 내뱉었고 물 한 모금을 마신 뒤에야 겨우 안정을 찾았다.
그리고 바로 장정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허 변호사님.”
장은미로부터 곧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는 소식을 들은 장정훈은 기분이 조금 나아져 있었다.
“장 대표님, 지금 회사에 계십니까?”
허진서는 차창에 팔을 걸치고 손가락으로 유리창을 두드리며 물었다.
장정훈이 급히 대답했다.
“아닙니다. 지금 집에 있습니다.”
“혹시 뵐 수 있을까요?”
“좋습니다. 어디서 뵐까요?”
“괜찮으시다면 제가 댁으로 가겠습니다.”
장정훈은 별다른 생각 없이 바로 승낙했고 허진서는 차를 몰고 장정훈의 집으로 향했다.
늘 도와주던 허진서가 온다고 하자 장정훈의 부모님은 부엌에서 몇 가지 요리를 더 준비했고 장은미도 들어가서 거들었다.
허진서가 도착하자 장정훈은 열렬히 맞이했다.
“이 시간에 귀찮게 해서 죄송합니다.”
허진서의 시선은 장은미를 찾고 있었다.
부엌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가녀린 뒷모습을 보고서야 허진서의 마음은 조금 놓였다.
“귀찮다니요. 아직 식사 전이죠? 괜찮으시다면 함께 하시죠.”
장정훈은 허진서를 식탁으로 안내했다.
허진서는 아직 젓가락이 닿지 않은 한 상 가득한 음식을 보고 자신이 딱 맞춰 찾아왔음을 알아챘다.
“그럼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허진서가 자리에 앉자 마침 장은미가 큰어머니와 함께 요리를 들고나와 허진서 앞에 그릇과 젓가락을 놓아주었다.
허진서는 고개를 들어 장은미를 바라보며 말했다.
“고마워요.”
장은미는 고개만 끄덕였다.
그녀에게 있어 허진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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