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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오랜만에 재회했다고 해서 반드시 즐거운 것만은 아니었다. 소유나는 문지후에게 차갑게 대한 건 투정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이 상황이 무의미하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왜 문지후의 설명을 듣지 않았어?” 유연서가 전화에서 물었다. 소유나는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얼굴을 살펴보았지만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너는 문지후가 한 일이 설명까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 정말로 나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출장을 가면서 나에게 알리지 않았을 리 없고, 며칠 동안 연락하지 않는 일도 없었을 거야. 그러니까 지금 돌아와서 설명한다 해도 무슨 의미가 있겠어?” 유연서는 소유나의 마음을 이해했다. “그럼, 어떻게 할 생각이야?” “모르겠어.” 소유나가 생각을 정해도 문지후가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너무 생각하지 마. 너 원래 감정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이잖아.” 소유나는 손으로 거울에 낀 김을 닦으며 차갑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말했다. “맞아. 나 원래 감정에 휘둘리지 않지. 문지후가 이혼하지 않는다면 안 하지 뭐. 나에게 아무 영향도 없어.” “이혼까지는 아니야. 문지후가 진심으로 이 관계를 지키려 한다면 정말로 평생 함께하고 싶은 거야. 흔들리는 남자는 아니야.” 유연서는 설득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이성적으로 분석한 것이었다. “그러네.” 소유나는 웃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요즘 남자에게 바라는 기준이 정말 점점 낮아지네.” 유연서도 웃으며 말했다. “그러게 말이야. 사실 이 사회는 남자에게 항상 더 관대하지. 남녀평등을 강조하지만, 결국 평등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여자는 늘 엄격하게 대우받지.” 소유나는 이 무거운 주제에 대해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 어디까지 갔어?” “8시에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호텔에 하루 묵기로 했어.” 유연서가 말했다. “장거리 운전은 너무 힘들어.” “그래, 그럴 만하네.” 소유나는 장난칠 마음조차 없었다. 전화를 끊고 욕실에서 오래 머물다 나왔다. 창가에 선 문지후의 등은 곧고 외로움과 쓸쓸함이 섞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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