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5화

허진서는 문지후의 기분이 좋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어서 물었다. “중앙 그룹의 일은 어떻게 됐어?” “투자해도 돼.” 허진서는 그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웃으면서 물었다. “지금 내린 결정이야, 아니면 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거야?” “불만 있어?” 문지후가 되물었다. 허진서는 얼른 부정했다. “아니, 너무 만족스러워. 고마워.” “중앙 그룹의 위기를 도와준다고 해도 장은미는 네 여자가 아니야.” “...” 전화를 끊은 뒤 허진서는 화가 나서 답답했다. 담배를 물고 불을 붙인 뒤, 허진서는 연락처를 확인하다가 ‘장은미’의 이름을 보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장은미가 떠난 뒤, 두 사람은 한 번도 연락하지 않았다. SNS도 차단한 건지 볼 수가 없었다. 담배 한 개비를 다 피운 허진서가 장은미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귓가에 핸드폰을 댄 허진서는 전화 연결음이 들릴 때마다 심장이 조여들어 가는 것 같았다. 한참이 지나고, 받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던 때. “여보세요?” 부드러운 목소리가 허진서의 고막을 때렸다. 허진서는 마른침을 삼키고 얘기했다. “안녕하세요, 장은미 씨.” “허 변호사님?” 장은미가 의외라는 듯 물었다. “지금 통화 가능한가요?” 허진서가 난간을 꽉 잡고 물었다. 힘을 세게 줘서 손등에 핏줄이 도드라질 정도였다. “네. 가능해요. 무슨 일이시죠?” 상대방은 예의 있고 진중했다. 전처럼 허진서를 형님이라고 부르던 수줍은 소녀의 모습은 사라져 버렸다. 물론 그건 허진서가 부탁해서 그렇게 부른 것이지만... 허진서는 심호흡하고 겨우 입을 열었다. “문 대표가 허락했어요. 장 대표님을 돕기로요. 걱정할까 봐 얘기하는 겁니다.” “정말요?” 장은미가 기뻐하며 얘기했다. “네.” 그 모습을 상상한 허진서는 마음이 약간 아팠다. “고마워요, 허 변호사님.” 장은미는 이 일에 허진서가 많이 신경을 써줬다는 걸 알았다. 허진서가 입꼬리를 올려 물었다. “말로만요?” 장은미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허진서는 장은미가 그를 약간 경계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건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