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4화
사실 이렇게 나날을 보내도 꽤 괜찮았다.
두 사람의 삶에 제삼자가 끼어들지 않기만 하면 충분히 잘 지낼 수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제삼자란 단순히 마음씨 고약한 불륜 상대만이 아니었고 지나치게 개입하려 드는 친척이나 친구 혹은 제멋대로 굴며 가르치기 힘든 아이까지 포함이었다.
이들이 얽혀들면 아무리 좋은 삶도 금세 엉망진창이 되었고 버티지 못하면 가정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었다.
문지후는 샤워하러 들어갔고 소유나는 침대에 누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문지후가 나오더니 이불을 들추며 자연스레 그녀 옆에 누웠고 그의 손이 습관처럼 그녀의 허리에 닿았다.
“아직 아파?”
그저 묻는 말이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지만 소유나는 문지후를 힐끔 보더니 그의 손을 툭 치며 말했다.
“치워요.”
“상 줘야 하는 거 아니었어?”
문지후는 손을 거두지 않고 오히려 그녀의 허리를 가볍게 눌러주었다. 그 말에 소유나는 몸을 돌려 그를 마주 보았다.
“백서윤이 그렇게 술을 많이 마셨는데 지후 씨는 그냥 나와버렸잖아요. 혹시 무슨 일 생길까 걱정 안 돼요?”
“유나는 내가 가지 않길 바라는 거 아니었어?”
문지후의 손은 여전히 소유나의 허리를 가볍게 주물럭거렸다.
“당연히 지후 씨가 그 여자를 신경 안 쓰길 바라죠.”
결코 그렇게 너그럽지 못한 소유나는 문지후가 백서윤을 챙긴다면 지금 이 자리에 같이 누워 있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 됐어.”
문지후는 소유나의 손을 잡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백서윤은 성인이야.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하든 다 본인 일이지.”
소유나는 문지후가 정말 변했다고 느꼈고 예전이라면 백서윤의 전화 한 통, 문자 한 줄에도 모든 걸 내던지고 달려갔던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냉정했다.
“지후 씨, 왜 갑자기 백서윤에게 태도가 바뀐 거예요?”
“백서윤은 바라는 게 너무 많고 내가 줄 수 없는 것들이야.”
담담한 목소리로 문지후가 말했다.
소유나의 손가락이 문지후의 목젖을 스치며 아래로 내려갔다.
“난 지후 씨가 나를 사랑해서, 나한테 안전감을 주고 싶어서 백서윤을 그렇게 대한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