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1화
연말의 마지막 달, 드물게 한가한 날들이 이어졌다.
소유나는 모처럼 제시간에 퇴근할 수 있었지만, 반대로 문지후는 더 바빠졌다.
그 무렵, 안서영에게서 전화가 왔다. 설에 언제쯤 본가에 내려올 거냐는 질문이었다.
소유나는 시댁에 가면 또다시 아이 이야기가 나올까 봐 벌써부터 마음이 무거웠다.
“아직 멀었어요.”
이런 문제는 문지후가 알아서 처리해 주곤 했다.
안서영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너희, 이제 본가에 안 온 지 꽤 됐잖니.”
“저희가 다 바빠서요. 시간이 잘 안 나요.”
“유나는? 유나도 그렇게 바쁘니? 이젠 유나를 살림에 전념하게 해야지. 그래야 몸도 돌보고, 다른 집안 사모님들이랑도 어울릴 수 있잖아. 하루빨리 아이까지 가지면, 너희 아버지랑 나도 더는 남들 부러워하지 않아도 될 텐데...”
문지후는 소파에 앉아 있는 소유나를 흘깃 바라봤다.
소유나는 누군가 통화할 때면 배려하듯 거리를 두는 사람이었다. 엿들을 리는 없었지만, 막상 문지후의 시선과 마주치자 곧 자신 이야기가 오가고 있음을 알아챘다.
“저희는 아직 아이 계획 없어요.”
“아이 낳으면 나랑 네 아버지가 키워줄 수도 있잖아. 유나는 몇 달만 고생하면 되는 거고. 네 또래 중에 애 없는 집이 어디 있니? 회사도 있는데, 일찍 후계자 키워야지. 너 설마 마흔, 쉰 다 돼서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려고?”
문지후는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지금 계획이 없다는 거지, 아예 안 가지겠다는 건 아니에요. 저희도 다 생각이 있어요.”
“정말로 생각이 있다면 다행이지. 그런데 지금 아이를 원하지 않는 게 너야, 유나야?”
“제가 아직 준비 안 됐어요.”
“너 혹시 몸에 문제 있는 건 아니지? 예전에 큰 수술도 했잖아. 그게 영향 준 거 아니야?”
문지후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엄마는 제가 문제 있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게 무슨 소리야? 문제가 있으면 있다고 말해야 알지. 그래야 빨리 치료라도 할 거 아니야!”
안서영은 다급한 듯 목소리를 높였다.
“더 할 말씀 없으시면 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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