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6화
채소 반찬이 차려지고 허진서는 맞은편에 앉은 두 젊은이를 바라보았다.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둘 다 젊은 또래여서 누가 봐도 천생연분처럼 보였다.
장은미가 초대한 자리였기에 그녀는 허진서를 소홀히 대하지 않고 가볍게 안부를 물었다.
“무슨 일로 오셨어요?”
“볼일이 있어서 왔습니다.”
“일은 다 끝나셨어요?”
“거의 다 됐습니다.”
“그러면 언제 돌아가실 계획이세요?”
“원래는 내일 떠날 생각이었는데 며칠 더 머물고 싶어졌습니다.”
허진서는 안경 너머로 장은미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는 장은미가 자신을 전혀 반기지 않으며 말조차 나누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지금도 그저 예의와 교양 때문에 억지로 대화를 이어가고 있을 뿐이었다.
장은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짧게 답했다.
“그러세요.”
잠시 침묵이 흐른 뒤 허진서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나중에 시간 괜찮으세요?”
장은미는 순간 멈칫하며 그의 눈을 바라봤다.
속셈을 눈치챈 그녀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아마 바빠서 같이 있어 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괜찮으시다면 고유경 씨가 대신 시간을 내드릴 수 있을 거예요.”
장은미는 허진서와 단둘이 있고 싶지 않았다.
허진서는 그 의도를 곧바로 알아차리고 고유경을 향해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괜히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요.”
고유경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 후 장은미가 화장실에 다녀온다며 자리를 비웠다.
그 순간 허진서는 의자에 기대앉아 맞은편 남자를 담담하게 바라보았다.
고유경은 그 시선을 피하며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허진서가 무슨 말을 할 줄 알았지만 장은미가 돌아올 때까지 그는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풍기는 압박감만으로도 고유경은 불안해졌다.
세 사람은 각자의 속셈을 품은 채 식사를 이어갔다. 계산은 장은미가 했다.
“허 변호사님, 저는 오후에 일이 있어서 먼저 가 보겠습니다.”
장은미는 허진서와 단 1분이라도 더 함께 있고 싶지 않았다.
허진서는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바쁘시면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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