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7화
모임 장소를 나선 뒤 백유주는 휠체어를 멈추고 돌려 소유나와 마주 보았다.
“저는 오래 살지 못할 거예요.”
뜻밖의 고백에 소유나는 속수무책으로 당황했다.
백유주는 심호흡하고 옅게 미소 지었다. 그러나 그 미소는 전체적으로 슬픔에 잠겨 있었다.
“유나 언니, 제가 지후 오빠 곁으로 돌아갈까 봐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저는 예전의 친척과 친구들을 다시 만나며 살아 돌아올 수 있을 거로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만족해요.”
그녀의 눈은 별빛처럼 맑고 진실했다.
“지후 오빠 곁에는 언니가 있으니 저는 안심이에요.”
잠시 머뭇거리던 백유주는 말을 이었다.
“지후 오빠 어머님이 오빠에게 언니와 이혼하고 저와 다시 결혼하라고 말씀하신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저는 어머니께 저와 지후 오빠는 불가능하다고 말씀드렸어요. 오빠는 이미 좋은 결혼 생활을 하고 있고 곁에는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니 기뻐하셔야 하죠. 사실 전 언니를 정말 좋아해요. 솔직히 제 언니보다도 지후 오빠와 더 잘 어울려요.”
소유나는 크게 놀랐다. 그녀는 이미 백서윤이 문지후에게 마음을 품었던 적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백유주의 시선이 소유나의 뒤쪽을 향했다. 미소가 사라지고 낮게 부르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언니.”
소유나는 뒤돌아보았고 백서윤이 굳은 표정으로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어떻게 나왔어?”
“안에 있으니 답답해서 돌아가려는 중이야.”
백유주는 휴대폰을 꺼내 차를 부르려 했다.
그러자 백서윤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내가 데려다줄게.”
“괜찮아. 우리는 가는 방향이 다르잖아.”
백유주는 휴대폰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이미 차를 불렀어. 곧 도착할 거야.”
그녀는 다시 소유나를 바라보았다.
“언니, 돌아가세요. 그 사람들이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마시고요.”
소유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소유나가 떠나자 백서윤은 곁에 서서 백유주를 내려다봤다.
“소유나랑 무슨 이야기를 한 거야?”
“유나 언니와 지후 오빠가 잘 어울린다고 말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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