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3화
문지후는 회사에서 수없이 화를 냈다. 말수가 적고 일 처리에 빈틈이 없는 진우만 간신히 그 레이더에서 벗어났을 뿐, 나머지는 한 명도 예외가 없었다.
허진서는 회의에 잠깐 들렀다가 욕을 호되게 먹었다.
옥상 구석에서 허진서가 진우를 붙들고 담배를 피웠다. 회의 때 쌓인 울분이 줄줄 흘렀다.
“실연을 했든 뭘 했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요? 왜 나한테까지 화풀이하는 거래요? 따지자면 내가 더 억울하지 않아요?”
진우는 옆에서 조용히 서서 듣기만 할 뿐, 별말을 보태지 않았다.
“아니, 미련이 남았으면 가서 붙잡든가. 이게 다 자업자득이에요. 전 애인이 그렇게 많으니까. 내가 소유나라도, 같이 못 살지. 어느 여자가 남편 첫사랑이 코앞에서 어른거리는 꼴을 참고 살아요.”
허진서는 문지후를 향한 불만을 투덜거렸다. 소유나가 이혼한 걸 두고 잘했다고까지 했다.
진우는 원래 남 흉보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니 그저 듣는 수밖에 없었다.
진우는 뒤를 흘깃 쳐다보았다가 문지후가 굳은 표정으로 옥상에 올라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허진서는 그것도 모르고 계속 불만을 늘어놓았다.
“문 대표님.”
허진서가 고개를 돌리자 어두운 표정의 문지후가 서 있었다.
문지후가 손을 내밀었고 허진서는 못 본 척했다.
“담배.”
“없어.”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이미 손에 쥐여 주고 있었다.
문지후는 담배에 불을 붙여 깊게 빨아들였다. 가슴에 엉겨 붙은 막막함을 연기로 뱉어내는 듯했다.
그 표정이 워낙 답답해 보여서 허진서도 더 물고 늘어질 수 없었다.
“소유나가 뭐가 잘못이야. 네 첫사랑 돌아와서 두 사람을 이어 준 건데, 기뻐해야지.”
문지후의 차가운 눈빛으로 허진서를 쳐다보았고 허진서은 어깨를 한 번 으쓱했다. 겁낼 일도 아니었다.
꾸짖는 건 넘어가도 할 말은 해야 직성이 풀렸다.
진우는 투명 인간처럼 옆에 서 있었다.
“첫사랑과의 재회, 첫사랑과의 약혼. 지금 구룡시에서 이 러브 스토리를 모르는 사람이 어딨어. 진짜 드라마 그 자체라니까.”
비꼬는 말투가 너무 세서 진우조차 듣기 벅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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