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4화
소유나는 순간적으로 착각을 했고 백유주가 마치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았다.
그녀는 이미 문지후를 놓쳐버렸고 다시는 메울 수 없는 상처가 되었다. 여전히 문지후에게 마음이 남아 있지만 애써 억누르고 있었다.
소유나가 담담하게 말했다.
“저랑 문지후 씨 사이에는 감정 같은 건 없어요.”
“유주 씨랑 문지후 씨는 8년이나 어긋났다가 다시 만난 거잖아요. 이건 하늘이 둘에게 다시 인연을 이어주려는 게 아닐까요?”
그 말을 하면서도 소유나는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불과 그저께 밤까지 그녀는 문지후와 엉망진창인 하룻밤을 보냈고 어제는 또 그와 육체적인 관계를 이어가겠다고 약속까지 했다.
역시 이혼이든, 이별이든 사람 관계는 깔끔하게 끊어내야 맞는 거였다.
“제가 이런 모습인데... ”
백유주는 고개를 떨구며 자신을 내려다보고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그 웃음에는 서글픔이 배어 있었다.
“이런 제가 어떻게 사랑을 할 수 있고 어떻게 다시 지후 오빠와 함께할 수 있겠어요? 저는 이제 지후 오빠에게 어울리지 않아요.”
성모 마리아처럼 소유나는 착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백유주가 안쓰러웠다.
“몸이라는 건 그저 껍데기일 뿐이에요. 유주 씨 마음은 여전히 그대로인데 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껍데기일 뿐이라... ”
백유주는 비웃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소유나를 바라봤고 눈빛 속에는 은근한 증오가 스쳤다.
“만약 언니가 저 같은 몸을 가지고 있다면 과연 지금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순간, 소유나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미안해요, 유나 언니.”
방금 전의 비웃음을 거두고 백유주는 눈가에 물기를 띤 채 사과했다.
“제가 그렇게 말하면 안 됐는데... 저는 그냥... ”
다시 고개를 든 백유주의 눈가가 붉어져 있었다.
“그냥 저도 너무 힘들어서 그래요. 왜 제가 이런 모습이 되어버렸는지... ”
“아니에요. 사과는 제가 해야죠. 제가 겪어보지도 못한 남의 고통을 너무 쉽게 생각했어요.”
소유나가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아니에요, 저는 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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