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4화
“왜 진우 씨더러 돈을 내놓으라고 하시는 거예요?”
“진 서방은 네 남편이자 내 사위야. 당연히 돈을 내놔야지. 게다가 너희는 식도 안 올리고 그냥 혼인신고만 했잖아. 널 공짜로 데려간 거나 다름없는데, 우리가 집 고치는 데 돈 좀 달라는데 뭐가 문제니?”
그 말에 유연서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없어요, 돈.”
“그럼 이혼하든가.”
...
그녀는 숨을 고르며 눈을 감았다. 하지만 서미정은 물러설 기미가 없었다.
“네가 진 서방한테 돈을 안 받으면, 내가 직접 전화할 거야.”
유연서는 이마를 짚었다. 상대가 서미정이 아니었다면, 당장이라도 욕을 내뱉었을 것이다.
“어머니, 진우 씨 한테 전화는 절대 안 돼요.”
“그럼 네가 직접 받아내. 그리고 나한테 다시 전화해. 서둘러, 네 아버지가 벌써 인테리어 알아보고 있으니까.”
뚝.
통화가 끊기자, 유연서는 더 이상 스테이크를 먹을 기분이 나지 않았다.
소유나가 전등 스위치를 켜며 물었다.
“왜? 돈 얘길 해?”
“집을 리모델링하겠대. 남들 다 별장처럼 꾸민다니까, 자기네도 한다고.”
유연서는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너도 말 좀 해 봐. 어떻게 저렇게 당연한 듯 요구할 수가 있어?”
“그럼 넌 어떻게 할 거야?”
“내가 모아둔 돈 조금 있어. 그냥 보내야지.”
진우에게 돈을 요구하는 건, 유연서에겐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 둘은 그저 겉으로만 부부였으니까.
그러나 서미정이 그 사실을 알 리 없었다. 그래서 딸을 다그치며 사위에게 돈을 받아오라 했다.
부모라는 존재는 결국 자식에게 평생 풀리지 않는 숙제였다.
냉정하게 부모와의 인연을 끊어낼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손에 꼽을 만큼 드물었다.
그때, 소유나가 입을 열었다.
“나도 조금 있으니까, 필요하면 먼저 써.”
유연서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한 번 많이 주기 시작하면 다음엔 더 많이 요구할 거야.”
소유나도 도저히 서미정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었다.
‘외동딸 하나뿐인데, 왜 이렇게까지 몰아붙이는 걸까? 조금만 욕심을 덜어도 충분히 편안하게 살 수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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