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화
사실 소유나는 두려울 게 없었다.
안서영과 대화를 나누며 문지후도 억지로 강요된 결혼을 했다는 게 생각났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한다는 건 보이지 않는 족쇄에 얽매이는 것과 똑같이 괴롭기에 그녀는 문지후가 결혼이라는 굴레에서 속박받지 않기를 바랐다.
“나한테는 아무런 영향도 없어요.”
소유나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만약 그걸 신경 썼다면 처음부터 이 결혼을 승낙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문지후는 전방을 주시하며 말했다.
“그래서?”
“지후 씨가 원한다면 이혼해도 좋아요.”
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뀌자 문지후는 브레이크를 세게 밟았고 그 바람에 소유나의 몸이 앞으로 치우쳤다.
“설마 아쉬워서 이러는 건 아니죠?”
“그런 방법으로 날 도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초록불이 되자 문지후는 액셀을 살짝 밟았다.
“도대체 날 어떻게 생각하는 거야? 마음대로 결혼하고 이혼해도 되는 그런 가벼운 존재야?”
소유나는 그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 듯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혼하자고 할 때 유나 씨가 거절했잖아. 이미 기회 놓친 거니까 앞으로 그 얘기는 꺼내지 마.”
문지후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바라보자 소유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내가 살아있는 한, 나한테서 벗어날 수 없어.”
문지후는 갑자기 액셀을 밟아 차량 사이로 가로지르듯 운전했고 몇 번이나 심장이 쫄깃해질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차가 멈추는 동시에 소유나의 등은 식은땀으로 흠뻑 젖었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애써 정신을 가다듬었다.
문지후를 바라보니 그의 얼굴은 창백했고 핸들을 잡은 손등에는 핏줄이 도드라져 보였다. 뭔가 마음을 억누르고 있는 듯했다.
도대체 어떤 포인트에서 기분이 상했는지 알 수 없었던 소유나는 안전벨트를 풀고 차 문을 열었지만 문지후는 차에서 내릴 생각이 없어 보였다.
“집에 안 들어갈 거예요?”
문지후는 몸을 기울여 조수석 문을 당겨 세게 닫았다.
그렇게 소유나는 그가 운전해서 떠나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배려해 줬는데 왜 갑자기 화를 내고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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