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1화
연지은은 애초에 두 사람을 대접할 생각이 없었기에 그들이 젓가락을 들지 않아도 억지로 권하지 않았다. 그래도 문지후에게는 말 한마디 건넸지만 강희남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소유나는 속 시원하게 먹었다. 연지은은 술 대신 차가운 음료를 내왔고 두 사람은 먹고 마시며, 곁에 두 남자가 앉아 있어도 그럭저럭 분위기를 즐겼다.
저녁바람까지 불어오니 한층 더 행복했다.
강희남은 도무지 버틸 수가 없었다. 그는 연지은의 입술이며 입가에 번진 붉은 기름만 봐도 속이 뒤틀려,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버렸다.
소유나가 슬쩍 연지은을 바라보자, 그녀는 눈썹을 가볍게 치켜올렸다.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문지후는 자리를 뜨지는 않았지만 젓가락을 잡지도 않았다. 원래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했던 그였으나 소유나가 즐겁게 먹는 모습을 보자, 잠시 망설이다가 젓가락을 들어 생선살 한 점을 집었다.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조심스레 입에 넣었지만, 겨우 한입 베어 문 뒤 이내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혀끝에서 타오르는 불길 같은 매운맛이 입안을 뒤덮자, 황급히 물컵을 들어 한 모금 들이켰다.
그런데 물을 다 마시고서야 자신이 집은 게 소유나의 컵이었다는 것을 눈치챘다.. 순간 시선이 마주치자, 소유나는 얼굴을 찡그리며 컵을 보았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시 식사에 몰두했다.
“먹기 힘들면 그냥 올라가요.”
소유나는 담담히 내뱉었다. 문지후가 곁에 있으면 마음 편히 이야기를 나누기도 불편했으니까.
문지후는 그녀의 말뜻을 충분히 이해했다.
“천천히 먹어.”
그는 자신이 환영받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제야 소유나와 연지은은 편히 식사할 수 있었다.
“남자가 고작 매운 것도 못 먹고, 정말 쓸모가 없어.”
연지은이 속에 담아뒀던 말을 꺼내자 소유나는 피식 웃으며 맞장구쳤다.
“맞아.”
두 여자는 신나게 먹고 마셨다.
한편, 아래층.
문지후와 강희남의 방은 나란히 붙어 있었다.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문을 열고 나와 함께 내려가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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