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7화
여자는 늘 생각이 많고 예민했는데 남자 눈에는 아주 성가시게 보였다.
허진서는 알고 있었다. 소유나는 분명 백유주가 신경 쓰였고 문지후는 그걸 모르고 있다는걸.
사랑 앞에서 여자는 언제나 남자보다 훨씬 많은 걸 고민하는 법이었다.
“솔직히 말해, 너랑 백유주는 지금 무슨 사이야?”
허진서는 그 여자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겉보기에는 순했고 얼굴에 늘 친절한 미소를 띠었지만, 묘하게 불편한 기운이 있었다.
“아무 사이도 아니야.”
문지후의 대답은 단호했다.
“근데, 백서윤 사건... 넌 아무 의심도 안 들어?”
문지후의 눈빛이 잠시 가라앉았다.
“뭐 발견했어?”
허진서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냥 직업적인 촉이지. 형사 쪽은 아니지만 뭔가 매끄럽게 풀리지 않는 부분이 있어.”
“범인은 이미 잡혔고 자백도 했잖아.”
문지후는 그의 말을 의심하는 게 아니라 그저 사건의 앞뒤를 다시 짚어본 것뿐이다.
허진서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 그냥 내 직업병 같은 거야. 괜히 깊게 생각한 걸지도 몰라.”
문지후는 말을 잇지 않았다. 사실 그 역시 어딘가 석연치 않음을 느끼고 있었다. 백서윤의 죽음은 너무 갑작스러웠고 범인의 검거는 이상하리만큼 순조로웠다. 증거는 완벽했고 허점도 없었다.
“친구로서 하는 말인데, 백유주한테 너무 마음 주지 마라.”
허진서는 결국 속내를 꺼냈다.
이건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던 말이었다. 백서윤은 비록 제멋대로였지만 최소한 속내만큼은 다들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백유주는 달랐다. 8년간 자취를 감췄다가 멀쩡히 돌아온 것만 봐도 평범한 사람은 아니었다.
문지후가 미간을 좁혔다.
“너, 백유주 꽤 싫어하는구나.”
“첫인상부터 영 마음에 안 들어.”
허진서는 덧붙였다.
“네가 무시해도 상관없어.”
그때, 문이 열리며 웨이터가 들어왔다. 그의 옆에는 방금 허진서가 언급한 바로 그 사람이 있었다.
“역시 여기 있었네.”
백유주는 휠체어를 밀며 들어와 환하게 웃었다.
“마침 직원이 방 번호를 알려줘서 바로 올 수 있었어.”
웨이터는 술을 내려놓고 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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