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5화
허진서는 그 말을 내뱉고 나자, 가슴이 덜컥 조여왔다. 그녀가 올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저도 모르게 기대했다.
장은미는 대답하지 않았다.
괜히 그녀를 곤란하게 한 건 아닐까 싶어, 허진서는 서둘러 말을 돌렸다.
“농담이에요. 난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요.”
“그럼 몸 잘 챙겨요. 전 이만 엄마한테 가볼게요.”
“그래요.”
뚝, 통화가 끊기는 순간 허진서는 몸속 기운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홀로 사는 인생이 이토록 쓸쓸할 줄이야...’
그는 메시지에 답할 기운조차 없었다.
...
전시회는 예정대로 개막했고 첫날 고객만 해도 삼만 명이 넘었다.
소유나는 사무실에서 정신없이 일했다. 틈만 나면 전시장으로 직접 나가 상황을 살폈는데, 나가기만 하면 사람들이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거나 멀리서 사진을 찍었다.
그녀는 늘 그렇듯 예의 바른 미소로 화답했지만 오래 머물 수는 없어 금세 사무실로 돌아왔다.
“사람들이 차 보러 온 게 아니라 유나 씨 보러 온 것 같아.”
동료가 농담처럼 말하자, 다른 이가 맞장구쳤다.
“차라리 부스에 올라가서 모델 일도 겸하는 게 어때?”
소유나는 웃으며 손을 저었다.
“전문 분야가 다르잖아. 난 모델 일은 못 해.”
점심 무렵, 배가 고파진 그녀는 먹을 것을 찾으러 나갔다.
그런데 그 순간, 인파 속에서 우뚝 선 문지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혼자가 아니라 휠체어를 밀고 있었고, 그 위에는 백유주가 앉아 있었다.
백유주는 들뜬 얼굴로 전시장을 가리켰고 문지후는 묵묵히 그녀를 밀며 따라갔다.
‘심심해서 온 게 아니면 백유주를 너무 사랑해서 온 거겠지.’
어쨌든 그가 이런 북적임 속에 있다는 게 낯설게 느껴졌다.
소유나는 못 본 척 반대 방향에 있는 먹거리 장터로 향했다.
그녀는 더위 탓에 녹두 빙수를 사서 의자에 앉아 천천히 마셨다. 머리 위 대형 스크린에는 그녀가 모 브랜드 대표를 인터뷰하는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소유나는 화면 속 자신을 보며 스스로 꽤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유나 언니!”
고개를 돌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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