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소예린은 힘없이 바닥에 쓰러져 뒤통수가 부딪쳤고, 이내 붉은 피가 흘러나왔다.
그녀는 세상이 빙빙 돌고 눈앞이 흐릿해지는 것을 느꼈다.
“현석 오빠, 제가 잘못했어요...”
그녀의 힘없는 소리를 들었지만 육현석은 전혀 마음이 약해지지 않았다.
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알코올로 피부를 소독하고 그녀의 위선적인 약한 모습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그는 그녀의 약한 소리를 더는 믿지 않았다.
육현석은 짜증스럽게 눈을 가늘게 뜨며 깊은 후회를 느꼈다.
만약 그가 소예린의 진짜 얼굴을 좀 더 일찍 발견했더라면, 하윤은 조금이라도 덜 상처받고 덜 억울했을지도 모른다.
그럼 화가 나서 다른 남자와 결혼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결국 자신의 잘못이었다.
그는 소예린을 너무 쉽게 믿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과거의 장면들이 다시 떠올랐다.
소예린이 나타난 이후로 하윤은 그녀 때문에 한 번, 또 한 번 억울한 일을 겪었던 것 같았다.
소예린이 송씨 집안에 온 후, 송하윤의 첫 번째 생일이었다.
단지 소예린이 그에게 와서 울며 하윤 언니가 부럽다고, 자기는 생일도 제대로 못 챙겨봤고, 이렇게 성대한 생일 파티도 없었다고 하는 한마디 때문에 육현석은 그녀에게 화려한 드레스를 선물했다.
다음 날 그녀를 위해 생일잔치를 열어주어 지난 십수 년간 부족했던 생일잔치와 선물을 보충해주었다.
하지만 그날 그는 송하윤에게 생일 선물을 주는 것조차 잊었다.
어느 폭우가 쏟아지던 밤, 송하윤의 부모님은 모두 출장 중이었다.
송하윤과 소예린은 동시에 열이 펄펄 끓었다.
그는 이미 송하윤의 방 문밖까지 갔었고, 약과 따뜻한 물, 사탕까지 준비했다.
그때 소예린이 갑자기 그의 등 뒤에 나타났다.
그녀는 열이 펄펄 끓어 얼굴이 붉어진 채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현석 오빠, 이 약은 저를 위한 건가요? 저를 돌봐주러 온 거예요? 가정부들은 다 하윤 언니 곁에 모여서 돌봐주고 있는데 제 곁에는 아무도 없어요. 하지만 괜찮아요. 이해할 수 있어요.”
그 말을 들은 육현석은 잠시 망설였다.
송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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