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3화
이세빈의 가벼운 한마디, 그리고 그 말보다도 더 익숙하고 다정한 손길이 회장 전체를 단번에 조용하게 만들었다.
“아내라고!”
어느 여자아이의 날카로운 외침이 귓가를 찢고 지나갔다. 그리고 곧 회장은 온통 술렁이기 시작했다.
“셋째 도련님이 결혼을 했다고?”
“그런데 결혼식은 본 적이 없잖아? 설마 혼인신고만 하고 아직 예식은 안 올린 건가?”
“그러고 보니 오늘 이씨 가문에서 큰 발표가 있을 거라고 하더니, 혹시 이것 때문인가 봐. 셋째 도련님이 이미 마음 둘 사람이 있다는 말이었구나.”
“아니, 저게 그 차가운 셋째 도련님 맞아? 강서우 아가씨를 보는 눈빛이 왜 저렇게 다정해?”
웅성임이 퍼져 가는 가운데 이세빈은 마치 자신의 존재를 분명히 각인 시키기라도 하듯 강서우의 어깨를 끌어안은 채 박민재를 향해 차갑게 웃었다.
“내 아내가 어디 있든 그게 박 대표랑 무슨 상관입니까?”
“오늘처럼 중요한 자리에 서우 말고는 누구도 내 옆에 설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박민재는 발이 땅에 붙은 듯 꼼짝도 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순간, 그는 가면을 쓴 ‘여사님’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이세빈이 바깥에 애인이 있더라도 상관없다던 그 말. 그리고 강서우가 결혼했다고 했던 그날의 고백도.
...설마.
“...정말이었구나. 그날 네가 했던 말, 다 진짜였어.”
그는 혼잣말처럼 중얼이며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자신에게 향하는 수많은 시선을 느꼈다.
사람들은 그가 왜 이씨 가문의 안사람을 데려가려 했는지 알 리 없었기에 의아한 눈빛을 보냈다.
그 시선들이 얼굴에 콕콕 박히며 뺨을 찌르는 듯 아팠다. 마치 그 자신이, 광대가 된 기분이었다.
하지만 강서우는 이세빈의 품을 거부하지 않았다. 약속대로 적당한 다정함은 받아들이는 것이 이 부부의 방식이었다.
그녀는 담담히 박민재를 바라보며 말했다.
“넌 단 한 번도 날 믿어준 적이 없어. 그래도 오늘, 축하해줄게.”
“드디어 네 두 눈으로 진실을 확인했으니까.”
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천천히 돌아섰다. 이세빈의 손을 힘주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