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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화

“하지만... 너 맨날 하윤이 보러 갔잖아...그렇게나 지극정성으로...” 고태준은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엄마마저 오해할 정도면 유나는 오죽했을까.’ 하지만 지금은 눈앞의 난장판을 수습하는 게 먼저였다. 고태준은 성큼성큼 심유나에게 다가가 감정을 억누르며 물었다. “하윤이는 왜 만난 거야? 그렇게까지 걔가 싫었어?” 그는 지금의 차가운 심유나가 너무나 낯설었다. 예전의 순종적이던 모습은 어디 가고 이렇게 표독해진 건지 가슴이 답답했다. 그는 잠재의식 속에서 여전히 심유나가 질투 때문에 이성을 잃은 것이라 단정 지었다. “내가 그랬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심유나는 고태준을 보고 있었지만 영혼은 이미 다른 곳에 가 있는 듯했다. 한번은 그녀가 40도 고열에 시달리며 침대에 누워 흐릿한 정신으로 그에게 전화를 건 적이 있었다. 하지만 수화기 너머는 강바람 소리로 소란스러웠고 그녀가 간신히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전화는 차갑게 끊어졌다. 나중에야 전해 들은 바로는, 그날 백하윤이 실연을 당했고 고태준은 그녀를 위해 밤새 강변에서 찬바람을 맞아주었다고 했다. 약혼식 날에도 수많은 하객 앞에서 그녀를 비참하게 방치했던 그는 두 시간이 지나서야 나타났다. 그날 그녀는 세상 사람들의 비웃음거리가 됐다. 고태준의 핑계는 이러했다. “하윤이가 해외에서 곤란한 일을 겪었는데 의지할 사람이 없어서 데리러 가야만 했어.” 나중에 보석과 명품 가방을 보내왔지만, 그때 그녀의 기분이 어땠는지는 단 한 번도 묻지 않았다. 심유나는 손바닥을 파고드는 손톱의 통증을 느끼며 과거의 회상에서 벗어났다. 그녀는 마침내 깨달았다. 백하윤의 배 속 아이가 누구 씨인지는 본질이 아니었다. 매번 선택의 기로에서 고태준은 단 한 번의 예외 없이 백하윤을 선택했고 자신을 고립시켰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수년간 쌓인 이 심리적 고문은 육체적 외도보다 훨씬 잔인하고 시린 절망을 안겨주었다. 그때 응급실 문이 거칠게 열리며 지친 기색의 의사가 걸어 나왔다. “산모는요?” 고태준이 급히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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