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나는 몸을 바로 세우고 흐트러진 옷깃을 정리했다.
바닥에는 이미 반죽이 된 듯 얻어맞은 남자 셋이 널브러져 있었다.
“우린 그냥 돈 받고 한 거예요! 사진이랑 영상 좀 찍으라고 백수아가 시켰어요! 아악, 아파!”
“제발 살려주세요...”
나는 그들 앞에 쪼그려 앉았다.
남자는 겁에 질려 뒤로 물러나려 했지만 경호원이 발로 눌러 꼼짝 못 하게 했다.
나는 주머니에서 USB 하나를 꺼냈다.
“굳이 너희가 찍을 필요 없어. 이거 가져가서 제출해.”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다가 기어가듯 도망쳤다.
집에 돌아오자 엄마가 매우 놀랐다.
“우리 아기, 이게 무슨 일이야? 누가 널 이렇게 만들었어?”
“어서 의사 불러!”
가정의가 와서 검사했다.
“아가씨는 괜찮고, 아이도 아주 건강합니다.”
엄마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이다. 다행이야.”
“우리 둘만으로도 하루에 보석 여덟 벌씩 갈아 끼우고, 매 끼니 금을 씹어 먹어도 돈이 남아. 이제 같이 써줄 아이까지 생겼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준혁은 확실히 실력이 좋았고 아이 품질도 최고였다.
다음 날 아침, 나는 가볍게 우리 집 경매장으로 출근했다.
알바 다섯 개? 그건 사실이었다.
아버지가 남긴 판이 너무 컸다.
국제 펀드, 호텔 체인, 하이테크 단지까지 전부 내 몫이었으니 매일 전쟁이었다.
그래서 상류층에서는 허씨 집안에 딸이 있다는 건 알지만 아무도 내 얼굴은 몰랐다.
그런데 들어가자마자 또 고준혁, 백수아와 마주쳤다.
백수아의 표정이 얼어붙었다.
“너 아직도 안 망가졌어? 왜 이런 데 있어? 서비스 직원으로 온 거야? 그럼 오늘 우리를 전담으로 모셔.”
직원이 설명하려다 백수아에게 제지당했다.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돈 벌 수 있는데 안 벌 이유가 있나.
나는 그들을 VIP실로 안내했다.
중간 휴식 시간, 고준혁이 따라 나와 나를 벽에 밀어붙였다.
그의 뜨거운 숨이 귓가에 닿았다.
“보고 싶었어. 오늘 밤 네 자취방으로 갈게.”
웃음이 나왔다.
‘첫사랑이 돌아왔는데도 하반신은 여전하네. 역시 세상 남자는 다 똑같아.’
내가 몸부림치자 바로 백수아가 달려왔다.
그녀가 내 뺨을 후려치는 순간, 고준혁은 즉시 선을 그었다.
“얘가 먼저 꼬셨어.”
백수아는 웃으며 분노했다.
“역시 너 이 여우가 꼬신 거지. 오늘 경매회에 네 인생 끝낼 선물을 준비했어. 그날 네가 능욕당한 영상을 오늘 특수 출품작에 섞어놨어. 조금 있으면 대형 스크린에 뜰 거야. 네 인생을 완전히 끝내줄게.”
그녀는 USB가 내 영상이라고 믿고 있었다.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백수아 씨, 그 안에 든 건...”
그녀는 말을 끊었다.
“여우 같은 년, 오늘 확실히 가르쳐줄 거야.”
곧 경매가 시작됐다.
나는 책임자로서 무대에 올랐다.
백수아는 나를 노려보며 악의에 찬 웃음을 짓더니 고준혁의 귀에 속삭였다.
“낮엔 자취방에서 쓰레기 줍던 애가 밤엔 이렇게 서 있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침대를 기어오르고, 얼마나 많은 사람의 비위를 맞췄기에 이 신분과 자리를 얻었는지 모르겠어. 정말로 천박하기 짝이 없어.”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의미심장하게 변했다.
나는 살짝 몸을 숙여 전시대를 내려왔다.
아직 메인 컨트롤석으로 돌아가기도 전에 백수아의 응석 섞인 목소리가 뒤에서 따라왔다.
“저기, 매니저인가?”
“무슨 일이신가요? 백수아 씨?”
그녀는 내 손의 반지를 가리켰다.
“그 반지... 허씨 집안 신물이지? 예전에 박미란이 끼고 다녔는데.”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네가 여길 어떻게 들어왔는지 알겠네. 허광호 그 늙은이한테 붙었구나!”
경매사도 어쩔 수 없이 잠시 동작을 멈추고 의아한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았다.
백수아는 더욱 득의양양해져 자리에서 일어서며 정의로운 척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네가 어떻게 여기에 들어왔나 했어. 매니저인 척까지 하면서 말이야. 알고 보니 허광호라는 그 늙은 남자한테 붙어먹고 있었던 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