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화 관아에 가다
약방의 사람들이 덜덜 떨며 영용부인과 하혜원의 피부터 멎게 했다. 모두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연약해 보이던 여인들 사이에서 이렇게 서릿발 같은 수가 오가리라곤 꿈에도 몰랐다.
태자는 하지연이 자신의 눈앞에서 연달아 두 사람을 상하게 하자 분노에 치를 떨었다.
“거기 누가 없느냐! 저 독한 여인을 당장 잡아라!”
그러자 독고은정이 한 걸음 나서며 비웃었다.
“누가 감히 오나 한번 보겠다.”
하지연이 독고은정과 눈빛을 한 번 주고받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태자는 통증을 참고 앞으로 비스듬히 다가서며 독고은정을 노려보았다.
“고모할머니께서 남의 일에 참견하시겠다는 뜻이옵니까. 저를 거스르면 좋을 일 없을 것이니 깊이 생각하시옵소서.”
독고은정이 차갑게 응수했다.
“태자는 자신을 너무 높이 사는구나. 너는 너희 사람을 거느리고 돌아가거라. 네가 네 혼사를 위해 복수를 하려거든 관아에 고해라. 관아에서 이 일을 주관하게 하라.”
독고은정은 말을 마치고는 마부에게 일렀다.
“문밖에서 대기하라. 정승 가문으로 갈 거다.”
그러자 태자가 이를 갈았다.
“좋사옵니다. 그럼 우리도 정승 가문으로 가서 따져 보겠사옵니다. 여봐라, 관아를 불러라!”
태자는 하혜원을 돌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고 그저 자존심 싸움에만 정신이 팔렸다. 하혜원은 눈에 띄게 얼굴이 망가졌고 조금 전 피투성이였던 모습이 그에게 역겨움만 안겼다. 더 보고 싶지 않았다.
약방 사람들은 영용부인과 하혜원의 지혈은 마쳤으나 얼굴에 엉겨 붙은 피를 닦아낼 겨를은 없었다. 두 사람의 몰골은 섬뜩할 지경이었다.
정신을 차린 하혜원이 울먹이며 매달렸다.
“전하, 저희의 억울함을 풀어 주시옵소서!”
하혜원이 다가서자 태자가 흠칫 물러나며 손을 휘저었다.
“물러나오! 내 옷에 피 묻히지 마시오.”
하혜원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믿기지 않는 눈으로 태자를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전하... 뭐라고 하셨사옵니까?”
태자는 곧장 호위에게 명했다.
“나를 마차에 부축하고 저 모녀는 저들 마차에 태워 정승 가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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