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153화 후회한다

하 정승이 양 상궁을 향해 말했다. “먼저 물러가라. 원씨와 할 말이 있다.” 양 상궁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정승 나리께서 말씀하시되, 소인은 뒤로 물러서 있어 듣지 않겠습니다.” “아니다. 아예 나가라.” 하 정승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매서웠다. 양 상궁이 더 머뭇거리자 원씨가 나직이 말했다. “상궁, 괜찮으니 가거라.” 양 상궁은 근심 어린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부인...” 하 정승이 싸늘히 비웃으며 말했다. “네가 두려운 것이 본상이 이 여인을 죽일까 하는 것이냐?” 양 상궁이 담담히 눈길을 들어 대꾸했다. “정승 나리께서 이즈음 행하신 일들을 보면, 그 또한 염려할 바가 아니겠습니까?” 하 정승의 얼굴에 분노가 어렸다. “네가 황후마마 곁에 있는 사람이라 하여 내게 감히 거친 말을 내뱉겠느냐!” 원씨가 손을 들어 막았다. “상궁, 괜찮다. 가거라.” 양 상궁은 거듭 권유를 물리칠 수 없어, 원씨가 자신을 물리게 한 데에는 뜻이 있으리라 여겨 물러나 방 안으로 들어갔다. 뜰에는 까치가 가지 끝에서 요란스레 지저귀었으나, 오히려 그 소리는 뜰의 적막을 더욱 짙게 만들었다. 아무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 정승은 앉을 자리가 있어도 앉지 않았다. 그는 굳이 서서 원씨를 꿰뚫어보는 눈길을 거두지 않았다. 그가 말하지 않자, 원씨도 침묵을 지켰다. 이미 수십 년 동안 익숙해진 침묵이었다. 더구나 그와는 더 말할 것이 없었다. 긴 침묵 끝에야 하 정승이 서서히 입을 열었다. 그 한마디는 집착과 원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원취옥, 어찌하여 아직 죽지 않았소.” 원씨의 창백한 얼굴에 옅은 미소가 떠올라 입술에 걸렸다. 반쯤만 핀 해당화 같았다. “내가 아직 살아 있으니, 대감님 독심이 덜했다는 증거겠지요.” “그대가 살아서 무엇에 쓰이겠소. 차라리 내가 맞아들인 그 해에 죽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래요. 그때 죽었더라면 참으로 좋았겠지요.” 그녀는 그의 말을 되받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사람 모두 진심이었다. “사람들은 모두 말하오. 나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